지난달 26일 중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화웨이 기술지원 전기차에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고를 두고 업체가 “전원 공급 장치가 끊어져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29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산시성 원청시 인근의 고속도로를 달리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토(AITO) M7 차량이 시속 115km로 주행하던 중 앞서 달리던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토는 화웨이로부터 부품과 기술을 지원받아 생산하는 중국 전기차 회사다.
사고 직후 차량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불길이 치솟았는데, 주위에 있는 차량 운전자들이 모여 차량 유리를 부수고 구출을 시도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운전자는 매형과 두 살 된 조카를 태우고 이동하던 중 변을 당했다.
이날 현장을 지나던 차량이 촬영한 영상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과 주변 운전자들이 뒷좌석 유리창을 부수고 손을 뻗어보지만 구조하지 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유족은 사고를 두고 충돌 시 자동으로 해제된다던 차량 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았고, 에어백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
아이토는 사고발생 11일 만에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업체는 에어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당시 안전벨트 버클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에어백 상태 모니터링은 정상”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충돌 후 잠금 장치가 해제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계식 도어 핸들이 장착돼 있기 때문에 비상 상황에서는 이를 당겨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고는 충돌로 단단한 구조물이 전방 엔진룸과 조수석을 심각하게 침범했고, 이로 인해 엔진룸과 조수석의 전력선과 신호가 파손되면서 도어 핸들 컨트롤러가 신호를 수신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럴 경우 창문을 통해 안쪽으로 손을 넣어 기계식 도어 핸들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긴급제동(AEB) 기능이 정상 작동했으며 사고 전 2번의 제동 시도가 있었지만, 충돌 당시에는 차량 속도가 시속 115km로 AEB 작동 범위를 초과했다”고 했으며 차량 화재에 대해서는 “사고로 앞쪽 엔진룸과 좌석이 심각하게 파손돼 와이어링 하네스가 순간적으로 손상됐다”고 전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긴급 상황에 대처한 보조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충돌 시 전력이 끊어지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자동 긴급 제동이 사고차량(아이토 M7) 등 일부 모델에서는 시속 85km까지만 작동한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이와 관련 화웨이는 해당 차량이 합작이 아닌 자사의 부품 제공, 기술 지원 등으로 제조된 회사라고 선을 그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