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연구개발(R&D)이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전략기술 개발 지원은 강화하고 민간 투·융자를 연계해 시장 수요 기술 확보를 돕는다. 글로벌 협력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유망기술 선제 대응에도 중점을 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1월 중소기업 R&D 구조개편을 위해 출범한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의 분과별 논의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라운드테이블은 전략기술·글로벌R&D, R&D 구조개편, AI전환(AX) 등 3개 분과로 구성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간사를 맡았다. 세 분과는 총 18회 토의를 거쳐, 12대 분야 30개 과제를 도출했다.
전략기술·글로벌R&D 분과는 고위험·고성과 프로젝트와 딥테크·스케일업팁스 등 전략기술분야 투자 확대, 글로벌 기업·해외 인증기관과 해외 현지 실증 연계 등을 제안했다. 창업 지원을 넘어 대규모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최근 대두되는 탄소중립·AI 기술 관련 선도국 협력, 글로벌공급망·기술별 투자 전략화, 팁스 보스턴 사무소·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 등 해외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R&D 네트워킹 확대 등도 주문했다.
R&D 구조개편 분과는 시장이 원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설계할 것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R&D 과제를 제안하는 기존 방식은 사업 선정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평이한 기술에 머물렀다는 판단에서다. 유망 분야에 집중 지원하는 미래 지향적 R&D를 지향하기로 했다. R&D 지원방식도 과거 출연금 위주에서 투·융자 등 기업 성장단계와 시장 수요에 맞춰 세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나왔다.
대규모 R&D 예산을 운영하는 정부·공공기관이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인 'KOSBIR' 실효성을 높이고, 범부처 차원에서 중소기업 R&D 전략을 기획·실행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도 건의했다.
AX분과는 AI 선도 스타트업 투자 확대, 민관협력형 컨소시엄 AI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AI 서비스 플랫폼 등 업종·대상별 특화전략 수립, 중소기업이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 비용 절감 방안도 도출했다.
중기부는 이날 라운드테이블 분과별 정책 제언을 구조화한 중소벤처 R&D의 미래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중소벤처 R&D 역할을 혁신형 강소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혁신·도전 R&D를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R&D 지원, 연구기관 협력 R&D 확대, R&D 지원 방식 다양화 등도 수용했다. 딥테크·혁신도전 등 국가 R&D 혁신 방향에 맞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R&D 기획관리 역량도 높인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라운드테이블이 제안한 정책 제언은 내년 R&D 예산 편성부터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