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에 유가·환율 흔들…시장안정 총력전

Photo Image
비상경제장관회의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금융당국, 시장 영향 대응 논의
에너지·공급망·금융 예의주시

원·달러 환율이 주초 1400원대 문턱까지 치솟는 등 중동 발 리스크에 산업계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와 주요국 금리도 요동쳤다. 정부는 시장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기로 하는 등 시장안정 총력전에 돌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재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란-이스라엘간 군사적 충돌에 따른 시장 영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분쟁 당사국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져(리스크 노출 금액)가 크지 않고 외화조달 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며 이번 중동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중동 사태 전개 방향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만일 사태가 악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 진행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발생시 이미 가동 중인 94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며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부처와 공조해 신속히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 등과 그 파급영향에 따라 국내외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 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3원 오른 1382.0원으로 개장한 뒤 1384.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384.0원까지 오른 것은 2022년 11월8일(장 중 고점 1394.6원) 이후 17개월여 만이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1.39포인트(0.42%) 하락한 2670.4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05포인트(0.94%) 내린 852.42로 마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와 국제유가는 강세를 나타내는 등 혼란이 지속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국채 금리는 이미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최 부총리는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면서 “정부는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범정부 비상대응 체계를 갖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