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60조원 가까이 늘면서 112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1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가결산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을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 채무)는 1126조7000억원으로 전년 결산(1067조4000억원)보다 59조4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중앙정부 채무가 1092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일반회계 적자보전 54조3000억원, 에너지·자원사업 특별회계 예탁 1조1000억원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9조1000억원 늘었다. 지방정부 채무는 6월 이후 지자체 결산에서 확정되며, 전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 3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도 결산보다 59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2023년도 예산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7조6000억원 줄었다.
국가채무는 2019년 723조2000억원에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2020년 846조6000억원, 2021년 970조7000억원, 2022년 1067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그간의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매년 국가채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4%로 전년(49.4%)보다 1.0%포인트(P) 증가했다. 결산 기준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1인당 국가채무는 2178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국가부채(광의)는 2439조3000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113조3000억원(4.9%) 늘어 기존 사상 최고치인 2326조2000억원을 1년 만에 다시 한번 경신했다.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채발행이 늘어나며 국공채·차입금 등 확정부채가 967조4000억원으로 60조원(6.6%)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당초 계획보다 약 29조원 악화해 적자규모가 87조원으로 늘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로 정부 목표치인 3%이내 관리에 실패했다.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 중인 정부 목표가 공염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쏟아낸 총선 공약을 이행할 경우 국가부채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중 기획재정부 재정성과심의관은 “세수 감소만큼 지출을 같이 줄이면 관리재정수지를 지킬 수 있었지만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서 정부가 적극 나섰다”라며 “앞으로도 건전재정 기조 자체는 변함이 없다. 총선 공약들도 2025년 예산안 편성시 건전재정 틀 안에서 편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