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탈 46일 만에…대화 성사
대전협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의정 갈등 실마리 찾을지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 대표가 135분간 면담했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제안한 지 이틀만이다. 대화의 장은 처음 열었지만 의·정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오후 2시부터 4시 15분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전공의들은 그동안 정부의 대화 요청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했으나 병원을 이탈한지 46일 만에 드디어 대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의견 전달과 함께 전공의 열악한 처우,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경청한 뒤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관련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대변인실은 전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은 이날 대전협 대의원 공지를 통해 “현 사태는 대통령 의지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 “총회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대전협은 그동안 정부에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주장해왔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윤 대통령과 전공의 측 만남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사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전협은 만남이 성사된 직후에도 앞서 요구했던 요구안의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면 현재처럼 병원을 이탈한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박 위원장의 결단을 두고 '독단'이라고 비판하는 강경파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