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난분해성 폐액 처리기술 아크론에코 이전…처리 시간 40%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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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촉매를 이용한 방사성 오염수 단계별 처리 사진. 왼쪽부터 미처리된 방사성 오염수, 촉매 반응 중인 방사성 오염수, 깨끗한 물과 방사성 핵종이 분리된 처리수, 최종 처리수.

각종 산업 시설이나 원전에서 제염 후 발생하는 난분해성 제염 폐액을 3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임승주 해체기술개발부 박사팀이 방사성 핵종 산화물을 나노촉매로 이용해 난분해성 제염 폐액을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 아크론에코(대표 배덕관)에 이전했다고 2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2억5000만원과 매출액 3%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아크론에코는 원전 시설 배관, 기기 등에 고착된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제염 전문 기업이다. 이번 기술로 난분해성 산업폐수 처리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제염 폐액은 원자력 시설 제염 과정 중 발생하는 폐액으로, 방사성 핵종을 흡착하기 위해 사용한 난분해성 유기착화제가 포함돼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 난분해성 제염 폐액을 처리할 기술이 없어 폐액을 가열해 증발 농축 처리하거나 필터, 분리막,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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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종 나노촉매 이용 폐액처리 장치 공정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은 프랑스에서 개발한 HP-CORD UV라는 기술이다. 제염 공정에서 사용한 유기착화제를 자외선과 과산화수소로 분해한 후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 처리한다.

그러나 이 기술은 유기착화제 90%를 처리하는데 5시간이 필요한데다, 2차 폐기물이 다량 발생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사성 핵종 활용 나노촉매 폐액처리 기술'은 3시간 내 폐액 98% 이상을 처리한다. 폐액을 처리하는 이온교환수지도 사용하지 않아 2차 폐기물 발생량도 기존 기술 대비 최대 65% 이상 대폭 줄였다.

제염 폐액에는 난분해성 유기착화제뿐 아니라, 구리, 니켈 등 방사성 핵종이 섞여있다. 연구팀은 2차 폐기물로만 생각했던 구리, 니켈 등 방사성 핵종이 화학 반응성이 높은 것을 보고, 촉매로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제염 폐액 수소이온농도(pH)를 알칼리로 조절해 방사성 핵종을 핵종 산화물로 만들었다. 촉매 반응을 일으키는 과황산을 넣고, 방사성 핵종 산화물을 촉매로 이용하면 촉매가 난분해성 유기착화제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빠르게 분해한다. 물과 가라앉은 방사성 핵종만 남는다.

기존에도 난분해성 유기착화제 제거를 위해 금·백금 등 금속산화물을 이용한 다양한 촉매가 개발됐으나, 제조 단가가 비싸고 제조 공정이 복잡해 산업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방사성 핵종 산화물은 제염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바로 만들 수 있어 제조 공정도 단순하고 경제적이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기초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폐액처리 장치 시제품 제작, 공인시험 인증까지 마쳤다.

현재 4건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미국, 유럽,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국외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임승주 박사는 “국민 건강과 깨끗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기술을 지속 개발해 방사능 오염 우려 불식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