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그 자체였다. 세븐틴은 콘서트에서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든 것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들려주고, 펼쳐냈다.
세븐틴은 3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인천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SEVENTEEN TOUR FOLLOW AGAIN TO INCHEON’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인천)을 개최하고 약 5만 6천여 관객을 만났다.
이날의 공연은 한 단어로 정리하면 ‘완벽’이 딱 어울렸다. 세븐틴 멤버들의 탁월한 라이브는 물론이고 공연 내내 쉴새 없이 이어진 퍼포먼스, 현장감 넘치는 밴드 세션, 화려한 연출, 치밀한 구성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꼭 아이돌로 국한 짓지 않고 모든 장르의 콘서트와 견주어 봐도 전혀 밀리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세븐틴의 이날 공연은 압도적이고 흠잡을 데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한 세븐틴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경이로웠던 부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콘서트에 최적화돼 있는 세븐틴의 음악이다. 라이브 세션에 맞게 새롭게 편곡이 됐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세트리스트에 포함된 모든 곡은 탁월한 현장감과 듣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에 이날 공연장에는 스탠딩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잠시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세븐틴의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에 바빴다.
만약 세븐틴의 노래를 하나도 모르거나, 아예 세븐틴이라는 그룹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공연장에 있었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절대로 세븐틴의 팬이 돼 돌아갔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세븐틴의 음악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두 번째는 화려한 연출이다. 대형 LED와 무빙 스테이지 등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치더라도, 공연의 중후반 ‘April shower’(에이프릴 샤워)와 ‘겨우’에서 보여준 드론쇼는 이날 공연의 백미로 꼽을 만큼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실외 경기장이라는 공간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세븐틴의 관객동원력, 딱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시간적인 상황,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한 드론쇼는 세븐틴의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판타지 동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명장면을 현실에서 만들어냈다.
마지막 세 번째이자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바로 세븐틴 그 자체였다. 세븐틴의 데뷔는 2015년으로, 이제 데뷔 9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백, 수천 번의 무대를 펼쳐왔음에도, 세븐틴은 여전히 무대에 진심이고 최선을 다 한다.
으레 하는 빈말이 아니다. 이날의 무대 위의 세븐틴을 직접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을 테니 말이다.
특히 ‘HOME;RUN’에서 ‘음악의 신’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 구간은 넘쳐흐르다 못해 ‘폭발’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열정과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가수가 콘서트장에서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곤 하나, 연차가 쌓이고 인기가 높아지면 이 당연한 것이 조금씩 무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븐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최선을 다하고 혼신의 힘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실제로 세븐틴이 2016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인 라이브를 펼치던 모습과 지금 콘서트에서 무대를 펼치는 자세를 비교해도,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는다.
사실 세븐틴은 끊임없이 의문부호를 받아온 그룹이었다. 13인조라는 다인원 그룹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했고, 소속사인 플레디스는 뉴이스트라는 보이그룹을 선보이긴 했어도, 당시만 해도 ‘보이그룹으로 성공했다’라고 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븐틴은 결국 그 모든 의문부호를 지워내고, 이제는 K팝 보이그룹의 정점을 논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이날의 콘서트는 이들이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자리였다. 세븐틴이 해왔던 모든 노력은 옳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