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통신 연구·개발(R&D)에 4800억원을 투입하는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내달 발표된다. 글로벌 위성통신 선점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한국이 핵심기술을 개발,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질지 정부와 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전파정책국이 신청한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 사업에 대한 예타 결과가 5월 발표될 예정”이라며 “이후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총 4797억원을 투입해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통신 탑재체·지상국·단말국·본체·위성 체계종합 등)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 저궤도 위성 통신 기술·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300~1500km 저궤도에 수백 개 소형위성을 올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지상망보다 커버리지가 넓고 재해의 영향이 적어 해상이나 재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저궤도 위성통신 예타를 신청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지상 통신망이 잘 구축된 우리나라에 서비스 수요가 적은데 비해 투자비용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저궤도위성통신이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저궤도위성통신과 지상 이동 통신 산업의 연계 방안이 논의되면서 사업성이 확대된다. 미국 스페이스X의 경우 휴대전화에 위성 통신망을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문자, 통화, 인터넷 검색 등을 지원하는 '다이렉트 투 셀'을 운영 중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우주 개발, 6G 등 차세대 통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차 도전에서는 거대한 위성망 구축보다는 관련 버시스 인프라·실증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국내 기업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도록 방향을 전환했다.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28일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가 개최한 제81회 정기 세미나에서 “위성 산업 전체 생태계를 산업적으로 보면 서비스 시장이 80%, 단말이나 장비 시장은 20%밖에 안된다”면서 “서비스로 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예타 통과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저궤도 위성통신과 관련 예타 중간 평가 보고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거와 다르게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논의 내용을 알릴 수는 없다”면서도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적인 부분과 사업 부분에 대한 보완점 등을 설명 들었다”라고 했다.
예타 통과 여부에 따라 저궤도위성 독자망 구축과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수출 기업 지원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기업이 2026~2035년 위성통신의 수출과 내수 판매를 통해 총 4조2000억원의 신규 매출과 누적 2만명을 고용 창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