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이어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최고 3000포인트(P)로 높여잡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시장 금리 조정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이날 연간 코스피 목표 밴드를 2300~2750에서 2500~3000P로 추가 상향 조정했다. 밴드 상단인 3000은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과거 평균보다 상향하는 경우를 고려해 조정했다. 한국 증시 영향력이 큰 반도체의 반등이 추가 상승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밴드 하단인 2500선은 물가 상승 지속에 금리 인하가 늦어지는 상황을 가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말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IT 중심의 이익 개선과 정부의 부양책(밸류업)이 긍정적”이라면서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최고 3100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다지 기대가 크지 않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지수 상승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했다”면서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현재 50.6%로 여타 기업은 달성 가능성이 확대 중이고 관건은 삼성전자”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주목할 분야로는 인공지능(AI) 혁신 연관 분야를 꼽았다. NH투자증권은 대표적인 성장주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가치가 과거 5년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해당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봇 분야 역시 주가 상승을 가져올 AI 혁신 분야로 꼽혔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연간 코스피 밴드를 2300~2800에서 2500~3000으로 상향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면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상승 가능성이 엿보인다는게 상향 조정의 주된 원인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장 요구와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하면서 “밸류업이 일시적 트렌드나 테마가 아닌 만큼 한국 주식시장 펀더멘털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여타 증권사의 주가 목표 상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이 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기업을 연이어 사들이고 있는데다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도 상승세가 제한적인 만큼 추가 매수 유인이 남았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748.56)보다 2.49포인트(-0.09%) 하락한 2746.07로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해 거래를 개시한 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매도 속에 오전 10시 무렵 하락 반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