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채의 센스메이킹]〈40〉AI가 신입 사원의 업무를 다 가져갈까요?

Photo Image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유명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Inflection AI)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고용 결정을 발표했다. 이 소식이 흥미로운 점은 두 가지다.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우리에게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라는 점, 그리고 그가 새롭게 이끌어 온 '보다 개인화된 AI'를 목표로 해온 인플렉션이 작년 6월에 13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당시의 핵심 투자자가 MS였다는 사실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MS는 작년 11월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이 경영진의 반발로 퇴출된 지 몇 시간 만에 그를 자사 AI 연구팀 수장으로서 영입하겠다 발표한 전적이 있다. 이후 며칠 만에 알트먼의 오픈AI로의 복귀가 확정되며 없던 이야기가 되었지만 오픈AI의 최대 주주 또한 MS였다는 점은 이번 인플렉션에의 적극적 투자 및 9개월 만의 창업자 고용 발표는 업계 리더들을 향한 MS의 공격적인 입장을 확인케 한다. 특히 MS는 윈도나 검색엔진 빙과 같은 소비자 친화형 제품에 AI를 적용하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에 AI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의 필요와 그 분야 전문성 개발의 중요성을 확인케 해준 또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MS와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이 AI에 경쟁적으로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AI 기술이 신입 직원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까?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전공 분야가 무엇인가라는 논의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AI가 미래 직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반영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AI가 적용되어 산업 현장에서 이미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무는 기본적인 고객 지원 문의에 대한 응답을 하는 챗봇, 콜드 이메일을 통한 영업 개발 담당, 기본 코드 작성이나 작은 에러를 해결하는 주니어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의 역할 등이 있다. 이러한 업무들은 역사적으로 수요가 많았고 최소한의 경력으로 시작하기에 적절했음을 고려하면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신입 수준의 역할이 100% AI에 의해 수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의 단서는 학부모들의 머지않아 신입의 역할을 하게 될 자녀들의 직업적 미래와 어떤 전문성이 타당한가라는 우려를 타당하게 만든다.

그러나 AI의 발전에 따른 고용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우려할 만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히려 숙련된 전문가와 신입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도 많다.

신입 직원은 일반적으로 업무의 전체 구조와 중요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바닥부터 불필요해 보이는 정보들까지 학습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는 전반적인 업무의 효율성을 낮게 만든다. 반면 경력 직원은 불확실한 정보는 유추하고 기준이 되는 부분만 확실하게 확인하며 업무를 진행하기에 핵심 업무에의 집중과 진행에 몰입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곧 신입 직원이 경력 직원의 역할에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AI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신입 직원은 챗GPT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하여 학습 곡선을 가속화할 수 있다.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 미리 심도 있는 질문을 하고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몇 달 또는 몇 년의 경험이 필요한 인사이트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경력 직원의 경우, AI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 복잡하고 가치 있는 핵심 업무에 집중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AI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광범위한 AI 통합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대에 변화될 직업 환경에 대비하는 것은 도전이자 기회다. 인공지능과 관련한 업무의 미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는 '대체'와 '혁신'이다. 당연하게도 구체적인 수준의 미래의 변화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그 흐름을 따라가는 개인의 선택에 있어서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것이다라는 막연한 불안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존의 직업적 성장 과정에서 가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건 분명해 보인다.

손병채 ROC(Reason of creativity) 대표 ryan@reasonofcreativity.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