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사직 초읽기…정부 “집단행동으로 상황 타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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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 발표 뒤에도 의사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의대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교육 여건 마련을 위한 대학의 준비와 정부의 지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부터 집단사직을 시작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대치가 심화될 전망이다.

사직 후 곧바로 병원을 떠나진 않지만 외래 축소 등 근무시간 단축을 예고해 '의료공백'이 우려된다.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전달했다. 배 교수는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배 교수는 “총장이나 도지사는 임기 동안 신입생 받고 의예과 학생을 교육할 200명 들어가는 강의실 하나 지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짓만 하고 있다”며 “우리병원의 심장이식과 우리 아이들 잘 가르쳐서 지역의료의 충실한 간성이 되게 한다는 제 꿈은 이번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로 산산조각이 됐다”고 밝혔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는 이날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78%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설문 조사에는 교수 161명 중 129명이 참여했다.

손홍문 조선대 의대 교수평의회 의장(비대위원장)은 “교수 상당수가 제자들이 하는 의대 증원 반대 목소리가 합당하다고 생각해 동참하는 것”이라며 “사직서를 낸다고 당장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한 달여간 환자를 최대한 보살핀 뒤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비대위를 공식 구성한 전남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 교수회의를 개최해 집행부를 구성하고, 사직 여부와 진료시간 단축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계획을 수립한다.

서울대 의대-서울대 병원 비대위는 이날 정부에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사직서는 정부와 대화를 위한 의대 교수들의 간절한 목소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대학과 병원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집단사직과 휴학으로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 의대생들의 복귀 가능성은 영구적으로 희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의대교수 비대위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앞으로 진행될 교수의 사직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를 넘어, 시간이 가면서 탈진하는 교수진들이 더 이상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볼 여력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및 그 배정안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을 열도록 지혜를 모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결의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다시 모여 '의대 증원'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가 학교별 의대 증원 배분을 확정한 뒤 처음 여는 회의다.

회의에 참여한 학교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서면 제출)·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과대학 교수들을 향해 “대다수 국민들도 공감하지 못하는 집단사직 움직임을 멈춰 주길 부탁한다”며 “집단행동을 지속하는 것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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