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건강은 노화와 긴밀히 연결된다. 구강 노쇠는 영양 공급이 불량해지고 씹는 자극을 줄여 뇌 인지 기능을 줄이는 등 전신 노쇠를 앞당길 수 있다. 특히 구강내 균 침입으로 노인 폐렴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구강 치료를 하면 폐렴 발생이 떨어진다는 발표가 나왔다.
강경리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구강 노쇠와 치주건강'을 주제로 이 같이 발표했다. 구강 노쇠는 노화에 따른 구강안면 구조 기능이 저하된 것이다. 씹을 수 없는 음식 수가 증가하고, 식사 중 목메거나 흘림, 어눌한 발음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강 교수는 “구강 노쇠는 전신 노쇠의 경고 신호”라며 “구강 노쇠로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면 단백질을 비롯한 주요 영양 공급이 불량해지고 씹는 자극이 줄어들어 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 전신 노쇠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강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작기능과 구강 청결 유지 상태와 관련성이 높은 잇몸 건강 관리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노화, 노쇠, 기저질환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나 연하장애가 노인성 폐렴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폐렴을 일반적으로 치료했을 때보다, 적절한 구강관리와 구강치료를 병행했을 때 폐렴 발생률이 줄어든다”면서 “흡인성 폐렴은 열악한 구강위생으로 인해 구강 내 침착하게 된 호흡기계 병원균을 호흡기로 흡인하게 돼 발생하므로 흡인성 폐렴 위험이 높은 노년층의 경우 구강위생에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석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서 65세 이후(65세부터 89세까지) 노년기 의료비 지출 1위가 틀니 및 임플란트”라며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만큼 치아를 건강하게 관리한다면 노년기의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잇몸이 건강한 사람들보다 치주 질환자의 노화와 노쇠가 빠르게 진행된다”면서 “철저한 구강위생관리와 정기적인 스케일링 등으로 치은염 예방이 가능하며, 치은염을 관리하면 치은염보다 심각한 치주염을 90~93%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계승범 대한치주과학회장은 '백세시대,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3은 하루에 세번 이상 칫솔질, 2는 일년에 두번 스케일링, 4는 사이사이 치간칫솔을 뜻한다.
계 회장은 “기본적이고 간단해 보이지만 소홀히 하기 쉬운 것들이라 꾸준히 반복해 습관이 되게끔 해야 한다”면서 “연 2회 스케일링 보험 적용과 같은 정책적인 고민과 제안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