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사진관' 권나라, 드디어 귀신이 보인다…'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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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 권나라가 사진관에 다녀간 부작용으로 드디어 귀신까지 보게 됐다. 세상 유일무이한 사진사 주원과 세상 유일무이한 돌연변이 권나라의 아찔하고도 귀(鬼)묘한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대감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연출 송현욱, 극본 김이랑,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슬링샷 스튜디오, 씨제스 스튜디오) 4회에서 서기주(주원)의 사진관을 찾아온 귀객은 다름 아닌 한봄(권나라)의 할머니, 소금순(김영옥) 여사였다. 살만큼 살았으니 미련은 없었지만, 딱 하나가 걸려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 바로 본인 장례식 부의금 명단 확인이었다. 당연히 손녀 봄을 만나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금순은 되려 자신이 사진관에 온 사실을 비밀에 부쳐달라 당부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귀객 요청이 우선이기 때문에, 기주도 “삶을 후회 없이 잘 사셔서 할머니가 사진관엔 들를 필요가 없으셨다”며 무너진 봄을 위로했다.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봄은 모든 게 후회됐다. 무엇보다 봄이 지나면 또 봄이 오는 줄 알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꽃구경을 함께 가지 못한 게 비수처럼 박혔다. 봄을 뼈빠지게 키우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할머니가 망자의 문이 닫히는 3일 안에 그렇게 좋아하는 꽃도 보지 못하면 더 이상 다음은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더욱 아렸다. 그래서 결국 할머니가 사진관 귀객으로 왔다는 걸 알게 됐을 땐, 보이지도 않는 금순을 향해 “꽃 보러 가자”라며 슬피 울었다. 그럼에도 금순은 꿈쩍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피 같은 돈 받아내라”며 빈소를 지키라고 역정을 냈다.

생전의 금순은 지인들 경조사비를 모두 장부에 기록했다. 그리고 사진관 직원 고대리(유인수), 백남구(음문석)의 도움으로 장례식장에서 부의금 명단을 가져와 이를 일일이 대조했다. 금순에게 그 돈이 대체 무슨 의미이길래 이토록 매달리는가 싶었는데, 그 이면엔 ‘천금보다 귀한 내 새끼’ 봄을 향한 금순의 사랑이 있었다.

사고로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봄을 금순은 애지중지 키웠다. 그래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봄이 축하하거나 혹은 슬퍼할 일이 생겼을 때 혼자 남지 않길 원했고, 경조사를 빠짐없이 찾아다녔다. 금순이 세상에 없어도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봄도 기억하길 바랐던 것. 손녀와의 마지막 만남을 거부한 이유도 있었다. 사고에서 혼자 살아 남아 부모가 죽은 걸 눈 앞에서 본 봄은 아직도 그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니 자신도 죽은 모습으로 나타나 또 다른 악몽을 안길 수는 없었다.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금순의 마음이 안방극장을 먹먹한 울림으로 물들인 순간이었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삼촌 서기원(박기웅)을 갑작스레 떠나 보낸 기주는 작별 인사조차 못한 남은 자의 고통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사진사의 원칙을 깼다. 먼저 금순의 뜻을 돌리기 위해 설득했다. 또한, 금순을 위한 ‘봄이네 야간 벚꽃 축제’를 열기 위해, 귀신의 위협을 무릅쓴 야외 사진 촬영도 감행했다. 고대리, 남구와 함께 금순이 평생 일한 분식 트럭 앞에 꽃길을 깔고, 꽃이 흐드러지게 핀 대형 스크린 영상도 틀었다. 치킨을 주고 섭외한 동네 귀신들이 공중에서 꽃잎까지 흩날리니, 그럴싸한 꽃나들이가 완성됐다.

이윽고 기주가 첫 번째 셔터를 누르자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곱게 차려 입은 금순과 봄이 만났다. 금순은 끝까지 손녀 걱정뿐이었다. “넌 내 자부심이고, 일등이고, 최고다. 내가 인정한 거니까 어깨 쫙 피고 살아라”라며 스스로를 한심하다 생각하는 봄을 독려했고, “너무 오래 기억하지 말고, 그리워하지 말고, 슬퍼하지 말라”는 간절한 부탁도 남겼다. 그제야 봄도 “할머니는 내 인생의 봄이다”라며 금순을 보낼 수 있었다. 두 조손의 애틋한 마지막 인사에 “나도 함께 하염없이 울었다”는 시청자 후기가 댓글창을 가득 메웠다.

일상으로 돌아온 봄은 할머니와의 마지막 사진에 “다녀올게”라고 인사하며 미팅을 하러 집을 나섰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뒤통수를 강타했다.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고대리와 눈을 마주치며 “근데 이 귀신 보이는 거 언제까지 보이는 거예요?”라고 기주에게 물어, 짜릿한 충격을 안긴 것. 사진관에 다녀간 사람들에게 사소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지만, 기주조차도 이렇게 엄청난 후폭풍은 생각지 못했다. 귀신을 튕겨내는 ‘세이프존’ 능력도 모자라, 이젠 귀신을 보는 돌연변이 인간이 된 봄. 기주와의 귀(鬼)묘한 이야기가 점점 더 흥미를 더해갔다. 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은 매주 월, 화 밤 10시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