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라인에 대규모 투자 관측
삼성SDI가 미국 GM과 합작 공장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지름이 46㎜인 '46파이' 배터리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차세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삼성SDI는 GM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는 합작공장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46파이 배터리 생산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규격에 대해서는 고객사와 협의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지름 21㎜·높이 70㎜)보다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개선된 제품이다.
증가한 크기만큼 주행거리가 20% 정도 늘어나지만 46파이 배터리의 진가는 에너지 당 공정 횟수 감소로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데 있다.
배터리 제조사나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46파이 제품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평가한다.
삼성SDI와 GM 합작공장의 구체적 생산 제품이 드러난 건 처음이다.
양사는 그동안 총 4조원을 투자해 인디애나주 공장에 원통형과 각형 타입 배터리 라인을 갖출 계획이라고만 전했다.
삼성SDI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최근 열린 배터리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46파이 배터리는 2025년 초면 충분히 양산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고객에 따라 조절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그동안 천안에 46파이 배터리를 시험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두고 있었다. 삼성SDI는 대량 생산을 위해 조만간 양산라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에는 천안부터, 2026년에는 GM 합작 공장 생산이 예상된다.
46파이 배터리를 처음 제안한 테슬라를 필두로 GM, BMW, 스텔란티스, 볼보 등이 46파이 배터리 적용을 검토하면서 제조 경쟁이 불붙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8월부터 테슬라용 4680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만 생산하던 SK온도 지난해부터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