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U, 미국 등 전 세계가 탄소중립과 관련된 무역 장벽 도입 및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전남 여수에 국내 유일의 탄소중립형 석유화학 공정 실증 연구시설이 구축됐다.
산업계에 활용될 수 있는 대규모 연구가 가능해, 국내 석유화학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친환경 화학공정 기술 상용화를 위한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개소식을 6일 11시 전라남도 여수국가산업단지 삼동지구에 위치한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현장에서 개최했다.
개소식은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기명 여수시장을 포함해, 화학 분야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화학연은 이번에 구축한 시설을 통해 탄소중립형 화학공정 신기술 개발, 산업체의 석유화학 신규제품 R&D 실증화 지원, 화학분석 기술지원 등을 수행할 예정으로 전남 여수국가산단을 포함한 국내 석유화학 산업체의 기술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영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시작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된 반면, 2020년부터 중국 내 석유화학 생산 시설은 지속 확대되어 자급률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중국으로의 수출 수요는 줄어들고,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수출 단가는 하락했다. 또한 각국의 저탄소 정책 추진에 대응도 필요하여 탄소저감 기술 확보가 시급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기관에서 저탄소 고효율 석유화학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계가 돌파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및 기술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화학연은 이번에 탄소중립형 석유화학 공정 개발에 필요한 촉매 및 분리 소재를 실증 규모로 생산 가능한 연구시설을 구축함으로써, 실질적인 산업계 지원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2차에 걸쳐 구축되는데, 이번에 구축된 시설은 1차에 해당하는 '석유화학산업 고도화를 위한 촉매 실증 설비(약칭 석유화학 촉매공정 실증지원동)'이다.
실증 규모의 촉매·분리 소재 제조 테스트베드 및 시험·분석·평가 인프라의 구축 필요성에 따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226억4000만원(국비 59억원, 지자체 164억원, 기관부담 현물 3억4000만원)을 투입해 구축했다.
9850㎡ 부지 면적에 '실증실험동'과 '연구지원동'의 2개 건물 연면적 2502㎡(758평) 규모로서, 2023년 12월 완공되었다.
2차 시설은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실증을 위한 'CCU 실증센터'로서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 구축 사업' (2022~2026년, 총 283억7000만원)으로 현재 건축 중이며, 2024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한 실증실험동 내부에는 석유화학 원재료 합성 용도의 슬러리 혼합기· 진공건조기, 소재 제조 용도의 반죽기·압출기, 대규모 소재 합성 용도의 상압합성장비·유동층 반응설비와 시험분석 용도의 각종 분석 장비, 유틸리티 등 총 24종의 장비를 갖추었다.
해당 구축 장비들은 화학연에서 기 보유한 장비에 비해 적게는 5배, 많게는 200배 가량 규모가 커진 장비들로서, 실증 연구가 가능한 장비들이다. 장비 도입 과정에서 유관 기업 수요조사로 장비 활용도를 예측한 결과 향후 지역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구축된 시설에서 수행하는 연구 분야로는 온실가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석유화학 부생가스 활용 화합물 전환 기술', 플라스틱 자원순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술' 등이 있다.
이번 시설 구축으로,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석유화학 분야의 상용화 지원 거점 조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지역산업 혁신과 국가 화학공정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국 원장은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가 전남 여수 지역 석유화학 기업과 협업하여 탄소중립 화학공정 기술 상용화에 기여하는 거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설 구축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과 전라남도, 여수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