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간암 표준 항암제인 '소라페닙'을 일정기간 투여시, 약물 내성 효과로 항암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할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정관령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박사팀과 류동렬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간암 치료 장애물인 시르투인7(SIRT7)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저해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SIRT7은 종양 발생에 관여하며 종양 세포 사멸을 늦추는 중요한 단백질로, 암 치료 장애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SIRT7 억제 방식 화합물을 발굴했다. 개발한 화합물은 이런 SIRT7을 줄여 항암 활성(효능)이 나타남을 확인했으며, 기존 간암 환자의 1차 치료제인 소라페닙에 내성이 있는 실험 모델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SIRT7의 저해제를 소라페닙에 내성을 지닌 실험동물에 투여해, 항암 효과가 나타나는 결과를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SIRT7 저해제는 소라페닙 약물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항암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이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SIRT7 저해제의 경우 5㎎/㎏ 용량이다. 약물 최적화로 효능을 높인 2세대 저해제는 그 절반인 2.5㎎/㎏ 용량만으로도 종양 크기가 현저히 감소했다.
더구나 SIRT7 저해제와 소라페닙 약물을 함께 투여한 동물군에서는 종양 크기가 더 감소했다. 이를 통해 이번에 발굴한 SIRT7 억제 방식이 기존 항암제인 소라페닙 효능을 일부 되돌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양 기관은 국내 제약회사와 협력 연구를 논의중이다. 신규 작용 기전을 지닌 항암제 개발, 이를 이용한 관련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실용화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영국 원장은 “세계 최초로 발굴한 SIRT7 저해제 기술 선점 및 간암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 제약업계 및 연구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계속하여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기철 GIST 총장은 “언젠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암 정복'을 향한 인류의 위대한 진전”이라며 “임상 적용을 위해 GIST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리학 및 약학 분야 최고 국제학술지인 '드럭 리지스턴스 업데이트즈' 3월호에 게재된다.
한편 정관령 화학연 박사는 지난 10년간 의약바이오 연구본부에서 신약 개발 연구수행으로 8건 기술이전을 마쳤고, 류동렬 GIST 교수는 클래리베이트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HCR 2022와 미국 스탠퍼드대와 엘스비어가 선정한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지난 1월에 선정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