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의 기록이라는 개념은 주로 역사적인 사실을 다룰 때라던가 공공에서의 업무와 관련된 문서의 보존 정도로만 알려진 것 같다. 이에 반해 주요 선진국의 경우 기록 관련 업무, 제도, 기술, 전문가 등의 인프라가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정착돼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다 보니 선진국의 일반 기업에서도 기록 관련 부서와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으며, 경영자 역시 기록을 단순히 업무 결과의 기계적인 보존이 아닌 축적된 기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는 인식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대한 관점 차이는 앞으로의 디지털 사회에서는 더 큰 격차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생산되고 유통되게 될 것이다. 이 또한 생애 주기의 흐름에 따라 중요 정보는 디지털 기록으로 관리될 것이다.
즉 앞으로는 기록 관리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포함해 최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기록 관리는 이러한 최신 트렌드의 적용에 부족하다는 전문가의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는 공공에 특화된 기록 관리 역량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최신 기술보다는 관련 법이나 업무 중심으로 인재가 양성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다 보니 민간에서의 기록 관리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재의 공공기관의 기록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기록물관리전문요원 제도를 민간으로 확대하고 민간의 최신기술을 거꾸로 공공기관에 적용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단순히 업무 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된다는 측면이 아니고 AI 기술의 발전의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정보의 홍수에서 기업 또는 조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기업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존의 기록 관리라는 개념을 업그레이드해서 '기록정보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기록정보경영문화는 공공과 민간의 구분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곳에서 정착돼야 하며 디지털 전환과 각종 디지털 신기술들이 출시되더라도 기준을 잡고 이를 조직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버넌스 체계라고 생각한다.
2015년에 창립한 대한기록정보경영포럼은 주로 ISO/TC 46 SC11(기록관리) 국제표준전문위원회를 중심으로 ISO30300/30301(기록 경영시스템) 관련 표준의 보급과 확산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재무 관리, 윤리적 거래, 정보 공개 및 의사 결정의 투명성의 제고를 통해 기업의 의사 판단에 주요 요소로 기록경영시스템이 활용되고 있고 기업, 정부 등의 여러 다양한 기관과 조직은 기록 경영시스템 구현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포럼은 기록정보경영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민·관·산·학·연 네트워킹을 활용해 선진 기술, 성공사례 등에 대한 확산을 통해 디지털 사회 기반조성에 일조하도록 활동할 예정이다.
전상범 대한기록정보경영포럼 회장 twinxx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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