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전공의, 20일 새벽부터 근무 중단…전국 의대생도 '동맹 휴학' 결의

수도권 대형병원들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도 이달 20일 동맹 휴학계를 내기로 결정하는 등 집단행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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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행동을 본격화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중인 의료진의 모습.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대전협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전날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정부 의대 증원에 대한 대응 방안을 긴급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빅5 병원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전공의가 근무하는 전체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사직서 제출 참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빅5 병원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은 37%에 달한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생도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지난 15일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35개 의대 대표 학생들은 오후 9시경 긴급회의를 열고, 이달 20일 동맹 휴학계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의대생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휴학계 제출 일자를 20일로 통일해 40개 의과대학이 모두 함께 행동하는 것'에 대해 참석자 35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16일에도 회의를 열고 19일 수업거부 여부를 비롯한 향후 활동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사·의대생의 집단행동에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턴·레지던트로 구성된 전공의들은 응급 당직 핵심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집단행동이 본격화될 경우 의료 현장 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 80% 이상이 의료현장을 이탈하면서 정부도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집단행동을 할 경우 의사 면허 취소까지 고려하겠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각 수련병원에는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내려진 만큼 각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정부가 '불법'이라고 밝혔는데도 집단사직서 제출을 감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직서 수리 여부와 상관 없이 집단행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이미 전공의 등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집단행동을 하면 즉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실무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전공의 개개인에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법(59조)은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한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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