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우크라이나와 휴전하겠다고 비공식적으로 제안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중동 및 아랍 협력국들을 통해 미국과 공식·비공식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대치 중인 현재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쟁을 멈추길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전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20%가량을 휴전 후에도 계속 점유하겠다는 뜻이다.
러시아측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미국과 러시아 양측의 입장을 전하는 중재자들이 작년 말 튀르키예(터키)에서 회동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을 미국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휴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의사가 없다”고 했으며, 또 다른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는 휴전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협상 실패 이유를 전했다.
소식통들은 올해 1월에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미국 주요 인사들에게 이같은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의 외교 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와 대화하고 향후 절차를 제시한다는 게 러시아측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1월 우샤코프와 통화한 설리번은 양자관계의 다른 측면들에 대해선 대화할 의향이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상태로는 휴전을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러시아측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은 '난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들(미국 정부)은 두 달이 걸려 만든 접촉의 뿌리를 끊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인사들이 푸틴 대통령의 휴전 제안을 의심한 것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진지하게 휴전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러시아 측과 비공식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크렘린궁과 백악관, 미 국무부, CIA 측은 관련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