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갈수록 커지는 하이브리드차 시장... 완성차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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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정체기에 진입한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하이브리드 성장 배경은

하이브리드 성장 이유는 합리적 선택지가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현상으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높은연비, 구매혜택, 친환경성으로 하이브리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HEV 시장은 지난 해 2718억달러(약 361조원)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는 2030년 하이브리드 시장이 4439억달러(약 5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7.3% 이르는 성장률이다. 전기차 시장에 비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 1·2위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를 기점으로 HEV 등 신차를 늘리는 것도 이런 성장세를 눈여겨본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그랜저, 싼타페, 쏘렌토 등 HEV 판매 1~3위 하이브리드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그랜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수입차와 경쟁에 대응한다. 내수 시장 1위 그랜저를 필두로 세단과 스프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선보이는 등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 강자들은 PHEV 라입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출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도 하이브리드는 남는 장사다. SUV와 레저용차량(RV) 등 인기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면서 인기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고가의 차종으로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토요타와 현대차는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이다. 자동차 관계자는 “고연비를 자랑하는 점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며 “고유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자동차 합리적 운용 비용이 부각되는 시기인 만큼 하이브리드 인기는 지속 높아질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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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차 시스템 구조도

◇세계 시장은 하이브리드 올인

한국·일본·미국 등 주요국 완성차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위해 판매와 신차 출시에 적극적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HEV 342만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31.4% 증가했다. PHEV(12만대)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총 판매량은 354만대 이상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5만대가 늘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350만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토요타는 올해에도 고급 브랜드 렉서스와 HEV, PHEV 중심 신차를 출시하며 올해 자동차 판매량 1100만대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도쿄에서 열린 '오토살롱 2024'에서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30% 수준으로 본다”며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 코나로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싼타페, 쏘렌토 등도 2025년까지 PHEV 모델로 내놓는다. 현대차 주력 차종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 기술 개발을 강화하면서 국내 하이브리드 배터리 신규 협력사도 추가할 계획이다.

GM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한다. 북미 지역에서 쉐보레 등 주요 브랜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인기 모델 F150을 전기차 이외 하이브리드 신모델 생산을 20% 늘린다. 올해 판매 목표는 10만대로, 4배 늘려 잡았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주요 브랜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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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론칭 행사에서 발표하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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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오토살롱에서 토요타 하이브리드 전략을 발표하는 아키오 토요타 회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 주목

현대차,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가세로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은 빠른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시장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계 기업이 주도했지만 주요국을 중심으로 PHEV 등 출시를 늘릴 가능성이 짙다. 자동차 전문가는 “주요 완성차는 이미 HEV·PHEV 출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기차에 가까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진입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PHEV 등 차세대 하이브리드 투자에도 적극이다. 지금까지 HEV가 중심이라면 앞으로 전기 모터와 배터리로 구동하는 PHEV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완성차는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PHE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PHEV 침투율은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하이브리드 성장률이 47%, 전기차 성장률이 60%대였다면 올해는 하이브리드가 30% 수준으로 전기차와 비슷하거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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