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은 물론이고 형사소송에서도 전자증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특히 형사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한 전자증거의 압수는 빈번하고 압수된 전자증거의 양이 방대함에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구든지 압수수색 영장을 받을 수 있고, 특히 기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닌 경우에도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적법한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에 한해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의 탐색·복제·출력이 완료된 경우 수사기관은 지체 없이 피압수자에게 상세한 압수목록을 교부해야 하고, 이 압수목록에서 제외된 전자정보는 삭제·페기 또는 반환하고 그 취지를 통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피압수자의 참여권은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압수수색 현장에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압수되는 게 아니라, 통째로 즉 '원본'을 반출하거나 또는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복제본' 형태로 반출되고 있다. 즉 원칙적으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압수돼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통째로 압수를 한 다음 수사기관 내에서 선별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를 많이 겪는다.
하지만 대법원은 통째로 압수할 수 있는 경우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원본을 반출할 수 있는 경우는 압수수색 집행현장에서 원본에 대한 복제본 획득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하고, 수사기관이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복제본의 형태로 반출할 수 있는 경우는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압수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한다. 원본이 반출된 경우에는 피압수자의 참여권이 보장된 가운데 원본을 개봉하여 복제본을 획득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0일 이내에 원본을 반환해야 한다.
통째로 압수하는 경우에도, 수사기관은 지체 없이 피압수자에게 상세한 압수목록을 교부해야 하고, 이 압수목록에서 제외된 전자정보는 삭제·페기 또는 반환하고 그 취지를 통지해야 한다.
대법원은 복제본에 담긴 전자정보를 유관정보(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무관정보(혐의사실과 관련없는 전자정보)로 나눠서 설명하는데, 무관정보는 압수 이후 삭제·폐기해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이 이를 보관할 수 없는데 실무에는 무결성 검증 등의 목적으로 복제본을 보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편 수사기관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실무에서는 이처럼 압수수색의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가 입건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 경우 별도의 영장 발부가 있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으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그 집행을 종료했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해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기에, 가사 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어도 재집행은 불가하다.
이상 전자정보 압수수색 절차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게 중요하고, 피압수자로서 권리를 충분히 이해해야만 불측의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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