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결과가 아쉬운 학생들이 재수와 반수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반수는 대학에 입학한 상태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방법으로, 재수보다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학 생활과 수험생활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동반된다. 성공적인 반수를 위해선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반수를 고려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해당 대학 휴학 가능 여부다. 모든 대학이 휴학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보통 1학년 1학기에는 휴학이 불가하고 2학기부터는 대학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대표적으로 세종대는 '신입생은 입학 후 1년간 휴학을 할 수 없다'라고 학칙에 명시돼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은 휴학 없이 학교생활과 수험생활을 병행해야 한다.
홍익대처럼 휴학이 불가능한 대학의 경우 '학고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고 반수란 학사 경고를 감수하며 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 선택에 있어서 반수에 성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시 기존 대학으로 돌아와야 할 경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학에서 재수강을 통해 성적을 정정할 수 있지만 성적 상한을 두는 대학이 늘어나 학점 관리가 어려워지는 추세다. 학사경고 반수는 시험 성적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만 선택하고, 그렇지 않다면 일부 과목에 대한 성적 관리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일부의 경우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을 고립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반수생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신입생이 혼자 식사하고, 혼자서 과제를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실제로 고립된 상황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폭시킬 수 있다. 반수를 선택한 학생들은 어느 정도 대학 생활을 유지하며, 필요한 경우 다시 대학 생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자퇴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시 지원을 할 경우 이중 등록에 해당하지 않는지 걱정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경우 이중 등록과는 무관하다. 이중 등록은 그 해 입시에서 합격한 대학을 2개 이상 등록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다만 반수생은 이중 학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지 않고 입학할 경우 이중 학적에 해당하며 이는 학칙에 따라 제적 사유가 될 수 있다. 입학 시점을 기준으로 이중 학적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반수생들은 추가합격 이후인 2월 말일까지 기존에 다니던 학교의 자퇴 처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덕성여대·서울시립대·성신여대·홍익대 등과 같이 입학 후 1년간 휴학이 불가능한 대학을 지원했다면, 해당 대학 휴학 정책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경우 대학 생활과 수험생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세밀한 반수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하정 기자 nse03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