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키보드 치다 손목 저릿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해야

키보드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필로 종이에 글을 쓰듯 우리는 키보드 자판을 눌러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한다. 오늘날 키보드는 직장인에게 업무 진행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사무용품이자 가정에서는 유용한 필기구이며, 게임을 할 때는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정교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이에 기계식, 무접점 방식 등 다양한 종류의 키보드가 시장에 보급되고 있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는 대중적으로 쓰이는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해 경쾌하고 안정적인 타건감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부품별로 수리가 가능하면서도 사용자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색상, 재질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키보드 영역까지 시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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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장

실제 미국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기계식 키보드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억2720만달러에서 2031년 1억8256만달러까지 연평균 12.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구동 방식 특성상 키보드의 두께가 두꺼워 일반적인 키보드에 비해 높이가 높다는 특징을 가졌다. 손목을 받쳐주는 도구인 팜레스트 없이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할 경우 장시간 손목이 젖힌 상태가 유지되고 이는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손목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손목 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손목 질환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이 꼽힌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내부에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수근관(손목터널)이 좁아지면서 그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손바닥부터 손가락 끝까지 나타나는 통증과 저림이다. 이후 점차 손이 무감각해지면서 악력이 약해지고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야간통이 생기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간단한 자가진단법을 통해 자신의 손목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양쪽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90도로 꺾은 뒤 1분 이상 유지했을 때 손목이 아프거나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치료와 예방에 나설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한다. 먼저 열결혈, 내관혈 등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아 손목 주변 조직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또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통증을 일으키는 손목터널 내 염증을 해소하고 신경 재생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약침 치료의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논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의 임상증례논문에 따르면 약침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통증 숫자평가척도(NRS)가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진행한 공동연구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에게 8주간 침치료를 실시한 결과, 증상이 25.1%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키보드 사용 시 손목 꺾임을 방지하는 팜레스트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손목 보호대와 같은 보조용품을 쓰는 것도 좋다. 또 업무, 학업 등으로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한다면 손가락을 가볍게 뒤로 젖혀 손목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귀가 후에는 온찜질을 통해 하루 동안 손목에 쌓인 부담을 풀어주며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자.

키보드를 치다가 손목이 저릿하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도록 하자. 신체가 보내는 이상 신호에 귀 기울인 다면 한해를 건강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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