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 3명, 총리 4명, 대법관 14명, 노벨상 수상자 10명 배출
한국인 학부생 2022~23 890명, 최근 5년간 89% 증가
지속 가능성 경로와 100개 이상의 기업가 과정이 특징
최근 캐나다가 유학을 고려 중인 국내 학생들에게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다. 교육부의 '2023년 국외 고등교육기관 한국인 유학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4위 유학 국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기준 총 1만1480명의 학생이 캐나다 고등교육기관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 8925명, 대학원 400명, 어학연수 1965명 등이다.
캐나다는 현재 세계 상위 200위 대학 8개, 세계 상위 MBA 대학 6개 등 수준 높은 교육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토론토대는 캐나다 내 최고 명문대로, 세계 대학 순위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듀플러스는 메릭 거틀러 토론토대 총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매년 한국 유학생이 늘고 있는 이유, 대학의 혁신 방안, 미래 인재상 등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틀러 총장은 지난해 12월 방한해 캐나다 유학을 염두하는 고등학생을 만나는 등 한국 학생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는데 성과는.
▲작년 12월, 한국을 방문해 토론토대 동문, 산업 파트너, 서울 주요 대학 동료들과 함께했다. 캐나다 대학 진학을 고려 중인 고등학생, 고등학교 교장들과도 만났다. 해외 유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원과 유급 인턴십 등 다양한 체험 학습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 2018년부터 토론토대는 LG전자와 인공지능(AI) 연구를 해왔다. 현재까지 16명의 교수진이 31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번 방한 때 LG와 협력 갱신을 진행했다. AI 교육법, 자율주행, 의료, 로봇 분야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AI 프레임워크의 신뢰성과 윤리 문제 강화를 위한 연구도 한다.
-최근 토론토대 내 한국 학생 비율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토론토대와 한국 간 유대 강화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한국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이후, 한국은 토론토대 국제 입학생 가운데 비율이 높은 상위 5개국 가운데 하나다. 자세히 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시민권을 가진 학부생이 89% 증가했다. 2022-2023학년 동안 토론토에 등록한 한국 학생은 890명이다. 눈여겨볼 점은 국제 학생에게 주는 입학 장학금을 받는 한국 학생이 늘었다는 것이다. 등록금을 포함해 4년간 거주 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레스터 비 피어슨 국제 장학금(Lester B. Pearson International Scholarship)'을 받은 한국 학생도 탄생했다.
이달부터는 한국에서 선발된 30여 명의 대학원생 그룹이 우리 대학에서 응용 AI 분야를 공부하게 된다. 한국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자연·수학·기술·공학 등 다양한 전공 학생이 각 분야에서 AI를 혁신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대학을 방문한 이후 한국 전역의 대학원생이 토론토대에서 응용 AI를 공부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한국 학생의 캐나다 유학이 늘고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개인을 존중하는 캐나다 문화와 가치가 한국 학생에게 강점으로 받아들여진다. 많은 캐나다 대학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서로를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범죄율이 낮아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도 한국 학생의 유학이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토론토대를 포함해 캐나다 내 대학이 세계 최고 대학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
-캐나다 유학을 고려할 때, 학생과 학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미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토론토대는 각 캠퍼스에 국제 학생을 위한 국제 센터를 마련해 신입생 거주 공간 보장, 캠퍼스 내 건강 및 웰니스 등 국제 학생이 캐나다 적응 과정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 미국 대학에 비해 캐나다 대학은 학생이 다양한 분야를 전공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가진다. 캐나다 국제 학생들은 졸업 후 최대 3년 동안 취업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
-토론토대가 AI 등 첨단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한다. 세계적 연구를 하는 학과를 소개한다면.
▲우리 대학은 캐나다 내 AI 연구 분야 선두 주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딥러닝을 개발한 'AI 대부' 제프리 힌턴 교수(컴퓨터과학과)와 제자들은 인공 신경망 기초를 마련한 바 있다. 자율 주행 차량 내 AI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 라쿠엘 우터슨 컴퓨터 과학 교수는 와비(Waabi)를 설립해 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당뇨병 위험 예측, 새로운 암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등을 위해 AI를 사용한다.
-AI 시대에 대학은 학생에게 어떤 역량을 길러줘야 하나.
▲우리는 교육자, 연구자, 학생들에게 AI와 같은 첨단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신 AI 활용법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한다. 대학은 학생의 AI 활용 능력과 함께 윤리 가이드에 맞는 AI 사용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미래를 선도할 인재의 자질은.
▲미래 인재는 성공적인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우리는 토론토대 학생에게 기술과 사고방식, 자신감 등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교육한다. 앞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지를 가르치는 이유다. 미래 인재는 복잡한 아이디어, 개념 및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해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고 다양한 문화와 관점에 마음을 열도록 장려한다. 미래 세대의 삶을 풍요롭게 할 역량이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대학이 학문 간 융합을 시도한다. 토론토대의 상황은 어떤가.
▲앞으로 대학은 학문 간 융합 학습, 연구 및 협업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배경과 경험,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 대학은 2019년부터 학제 간 연구를 지원하는 기관을 출범시켰다. 현재 전염병 연구소, 원주민 연구 네트워크, 이산화탄소 관련 기후 에너지 등 다양한 연구를 위한 22개의 기관 전략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수준 높은 교육과 연구를 위해 대학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혁신적 교육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을 탐구하고 관련 기술과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구와 학문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학문, 대학, 국경과 같은 벽을 넘어 다양한 연구를 해야 한다.
▲토론토대의 교육 혁신을 소개한다면.
-가장 먼저 '지속 가능성 경로'라고 부르는 혁신안을 이야기하고 싶다.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적, 방법론적, 실무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위 프로그램과 관계없이 모든 학부생이 지속 가능성 학습을 통합할 수 있는 교과 병행 활동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업가 정신이다. 음악, 의학, 공학 등 모든 전공 분야의 학생들은 100개 이상의 기업가 과정을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방법을 배운다. 지난 가을부터 '글로벌 리더십'과 관련한 새로운 부전공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공감과 협력, 다양성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미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한국의 많은 대학이 학령 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았다.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요즘 가장 성공한 글로벌 대학들은 지역 및 국내 학생 모집을 넘어 전 세계에서 우수한 학습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세계의 여러 훌륭한 대학들과 동반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캐나다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현재 학업에 충실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자신을 글로벌 시민으로 생각하고, 토론토대의 문을 두드린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생활의 안락함 대신 호기심을 따르라고 권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이라는 도전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토론토 대학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시에 있는 세계 최상위권 공립대학으로 1827년 설립됐다. QS 기준 세계 대학 순위 21위, 지속가능성 세계 1위에 올랐다. 캐나다에서 연간 과학 연구비를 가장 많이 지원받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절반 가까운 학부생이 지도 교수 아래 연구 경험을 할 수 있다. 인슐린과 줄기세포 연구의 발상지며, 실용 전자현미경과 딥러닝 연구로 명성이 높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교수 등 세계적인 교수진이 포진돼 있다. 캐나다 총독 3명, 총리 4명, 대법관 14명, 노벨상 수상자 10명을 배출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