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습관대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가 나온다.”
김재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공뇌융합연구단 선임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ET테크포럼 2회차 행사에서 뉴로모픽 반도체 '퍼스트클래스'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CES 2024에서 바라본 AI 반도체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퍼스트클래스는 운전자의 습관, 성향 등을 데이터로 학습한 후 이를 자율주행차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한다. 탑승자의 자율주행차 승차감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KIST는 9~12일 열리는 CES 2024에서 자율주행 승차감과 운전 방식을 조정하는 퍼스트클래스를 선보인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 기능 구현시 개인(운전자, 탑승자)이 좋아하는 형태의 승차감을 지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퍼스트클래스는 자율주행과 실제 운전자의 차이를 학습해 기존 운전자가 주행한 방식으로 운행하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과 KIST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김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AI 반도체는 연산의 속도·정확성보다는 인간 사고와 유사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AI 반도체 기반 자율주행차는 최고 속도 준수, 차선 정중앙 위치, 안전거리 확보 등을 기계적으로 판단해 움직인다. 규정 속도가 줄어들면 급감속하고 안전거리만 확보되면 곧장 차선을 변경하는 탓에 오히려 차량 탑승자의 불편을 초래했다.
주변 환경을 고려한 인간의 유연한 판단이 AI 반도체에도 필요한 이유다. 김 선임연구원을 이를 위한 대안으로 뉴로모픽 반도체를 제시했다. 인간 뇌 구조와 기능을 모방한 인공 신경망 구현에 사용되는 뉴로모픽 칩은 시냅스와 뉴런으로 구성, 뉴런 신호를 받은 시냅스에서 정보를 다양하게 변조하는 것은 물론 정보 처리와 저장을 동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동시에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을 저장하면서 판단해야 하는 자율주행은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이 중요하게 쓰일 분야”라고 예상했다.
ET테크포럼은 전자신문이 CES 2024 참관단 프로그램 일환으로 개최한 행사다. 앞서 8일에는 하와이에서 자이러스 그로브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센터장의 강연이 진행됐다.
라스베이거스(미국_=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