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일과 21일 양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을 개최하고 '안심소득 시범사업'의 1차 중간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안심소득'은 국내 첫 소득보장 정책실험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미래형 복지모델이다. 저소득층 가구 대상으로 중위소득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제도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으로 설계됐다.
이정민 서울대 교수는 '안심소득 시범사업의 1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 선정된 1단계 시범사업 참여 1523가구이며, 설문 자료와 공적 자료를 기반으로 결과를 분석했다.
주요 결과로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비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높은 탈수급 비율 △지원가구의 근로소득 증가 △비교가구 대비 지원가구의 식품·의료 서비스·교통비 등 필수 재화 소비 증가, 정신건강 및 영양 개선 등이 있다.
1단계 시범사업 지원가구 중, 23가구(4.8%)는 11월 기준으로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85% 이상으로 증가해 더 이상 안심소득을 받지 않고 있다. 선정 당시 소득 기준인 중위소득 50%를 초과한 가구도 56가구(11.7%)다. 대상 중 104가구(21.8%)는 근로소득 증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달리 안심소득은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자격은 유지된다. 실업 등으로 가구소득이 줄면 자동으로 안심소득을 지급하기 때문에 현행 복지제도 대비 근로 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세훈 시장은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와 특별대담에서 “국민기초생활제도는 정해진 소득 기준을 넘으면 수급 자격이 박탈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평생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마련인데, 안심소득은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한국과 같이 지원 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 행정 역량을 갖춘 국가는 선별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어떤 실험을 하든 한계가 있고 재원 확보 등의 문제가 있겠지만, 각 정당이 복지정책을 두고 경쟁할 때 좋은 원형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심소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