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김연아, 박태환 유전자로 미리 안다…'한국인 맞춤' 운동 유전체 DB구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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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전 피겨선수(사진=연합뉴스)

유전자 검사로 제2의 김연아, 박태환이 될 수 있는지 아는 길이 열렸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이미 주요 국가에선 스포츠 유전학이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감감무소식이었다. 국내 기업이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성공하며 상용화 길이 열렸다.

메디젠휴먼케어는 한국체육대학교(이하 한체대)와 한국인 엘리트 운동선수 특이 유전체 DB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최초 사례다. 지난 2021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연구사업에 운동유전체 전문 연구기관으로 지정돼 2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국가대표 선수, 체육특기자를 대상으로 NGS 기반 유전체-운동 표현형(운동능력) 상호작용 분석을 완료했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는 “회사는 한국 유수 체육대학 전문 운동선수, 프로구단, 전직 프로선수를 대상으로 운동 유전체 분석을 해왔다”면서 “그 결과 43가지 항목별로 각 개인에 맞는 운동 종목, 방법, 부상 위험도 등을 분석한 유전체 DB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대상 사업을 시작한다. 제2 김연아, 박태환이 될 수 있는지, 운동에 재능이 있는지 알려면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 된다. 주요 타깃은 유아·청소년과 국가대표로 성장할 청소년들이다. 운동 유전체와 성향, 지구력·정신력 등 여러 카테고리를 분석해 우월한 유전자가 있는지 분석하고 부족한 것은 채울 수 있게 조언한다. 발목 부상 위험도 등 부상 위험을 알려주고, 맞춤형 보충제 섭취 추천 등 영양 처방도 제공한다. 개인별 능력에 맞춰 훈련하는 맞춤 스포츠 의학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미 해외에선 유전자 검사 후 선수 선발, 훈련에 적용하는 스포츠 유전학이 발달했다. 해외는 개인별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 운동 방법, 종목 선택, 선수 선발, 능력 향상, 부상 방지 등에 활용한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속력, 지구력, 폭발력 분야 출전 선수들에게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국내에선 유전자 검사로 맞춤 훈련을 한 윤성빈 선수가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2015년부터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대표팀 유전자 특성을 분석해 선수별 맞춤형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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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젠휴먼케어는 한국체육학회와 '엘리트 운동유전체 빅데이터 뱅킹 구축사업에 대한 업무협약'도 이달 체결했다. 양 기관은 우리나라도 개인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별 맞춤 운동법으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유전자 연구와 체육학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한경 한국체육학회 회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다양한 체육 관련 연구결과와 유전자 분석결과를 체육과 스포츠에 보다 정밀하게 융합해 적용시키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분석 대상을 엘리트 운동선수에서 일반인까지 확대해 유전자, 운동, 영양, 건강관리, 웰에이징에 이르는 포괄적 운동유전체 빅데이터 뱅킹을 현실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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