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이 단기간 영업하고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무단 폐업하는 '먹튀 주유소'를 적발했다.
국세청은 지난 9월부터 35개 유류업체를 조사해 304억원 상당 무자료 유류, 44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우선, 19개 먹튀주유소에 가짜석유를 제조·공급한 일당을 적발했다. 조직적으로 선박용 경유를 무자료 매입해 44억원 상당의 가짜석유 제조·판매를 주도한 판매대리점에 세금을 부과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노숙자·생활빈곤자의 처지를 악용한 먹튀주유소 실행위자도 적발했다. 5년 간 먹튀주유소로 이용되고 있던 장소에서 노숙자 명의로 사업하다 국세청이 조사에 착수하자마자 무단 폐업을 하고, 동일 장소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또 다른 먹튀주유소를 재개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0억원 상당의 면세유를 무자료 매입해 먹튀주유소 등에 유통시킨 판매대리점을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먹튀 혐의가 짙은 개업 1년 이내 신규 주유소 10곳에 대해서는 명의위장 및 무자료 유류 거래 등을 확인하고 즉시 폐쇄 조치했다.
특히, 국세청은 먹튀주유소 현장유류 첫 압류해 조세채권을 확보하는 성과도 냈다. 석유관리원·경찰과 공조해 먹튀주유소 4곳에서 탱크로리 6대, 시가 2억원 상당의 현장유류 127㎘를 압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조기 대응체계를 마련해 사업자등록 시 명의위장 여부 검증을 강화하겠다”면서 “먹튀장소 재개업자·바지사장 혐의자 등을 상시·특별관리하고 단속시기를 최대 4개월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