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MZ 성직자, 헌팅포차 방문에 "이게 맞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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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첫 방송부터 획기적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성지순례’가 첫 방송됐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세 명의 성직자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성지 중 ‘남녀의 성지’라 불리는 타로 카페, 한강 공원, 헌팅 포차 등을 체험했다. 성직자들의 속세 탐방기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전달하며 단 1회 방송 만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먼저 첫 번째 ‘성지순례’를 함께할 성직자 3인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2년 최연소 목사안수자가 된 이예준 목사,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에 재학 중인 자운 스님, 3년 전 사제 서품을 받은 정재규 신부가 속세의 성지로 향할 주인공이었다. 앳된 성직자들의 등장에 MC 송해나는 “너무 젊은 분들이 와서 깜짝 놀랐다”라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남녀의 성지’를 찾아 나선 MZ 성직자들. 이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데이트의 성지 ‘타로 카페’였다. 정재규 신부는 “성직자들이 사주, 타로 카페에 간다는 건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수 있는 정도”라며 난색을 보였고, 이예준 목사 역시 “개신교에서는 타로가 여지조차 없는 미신”이라고 설명했다. 타로 카페에 들어설 때도 3인의 성직자는 두 손을 모아 쥐는 등 사뭇 경건한 자세를 유지해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처음엔 낯선 체험에 당혹감을 내비쳤던 성직자들이지만, 막상 타로점이 시작되자 저마다의 질문을 꺼내 놓으며 그 시간에 한껏 매료됐다. 이날의 타로는 남북통일, 국제 정세 등 딥한 주제부터 이예준 목사의 결혼 예상 시기, 성직자 3인의 궁합 등 흥미로운 주제로까지 이어졌다. 체험을 마친 자운 스님은 “(타로 카페가) 젊은이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고민을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이런 게 성직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남녀의 성지’는 데이트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한강 공원’이었다. 한강의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라면과 푸드 트럭 음식으로 야식 만찬까지 알차게 즐기는 세 성직자의 모습은 여느 청춘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특히 이예준 목사는 “이 분위기는 공짜잖아요”라며 한강의 아련한 감성에 녹아들었다.

성직자들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남녀의 성지’ 끝판왕 ‘헌팅 포차’였다. 3인의 성직자는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라며 입장부터 주저했지만, 이내 용기를 갖고 다른 테이블에 직접 합석을 제안하는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해 갔다. 그렇게 성직자들과 20대 청춘 남녀들의 만남이 성사됐고 MBTI와 사랑, 플러팅 기술 등 핫한 대화들이 오가 흥미를 자극했다.

매력적인 에피소드로 꾸려진 ‘성지순례’ 첫 방송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속세의 성지에 던져진 MZ 성직자들의 순수한 체험기가 신선하면서도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 것. 오직 ‘성지순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앞으로 매주 화요일 이들이 또 어떤 이야기와 웃음을 전달할지 기다리게 된다.

한편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홀리한 속세 체험기 ‘성지순례’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