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총장 최기주)가 실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임신진단키트를 활용해 프로테아제 효소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백질의 분해에 관여하는 프로테아제는 생명현상 지표로, 이 효소의 비정상적 활성은 많은 종류의 질병과 연관돼 있다.
27일 아주대는 유태현·윤현철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공동 연구팀이 프로테아제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 이를 임신진단키트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인간 몸에서 발생하는 분화와 성장, 면역과 감염 등 다양한 현상은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에 의해 조절되고, 이 효소의 비정상적인 활성은 암, 염증 질환, 알츠하이머 등 여러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실제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의 타깃이며, 혈우병(제8인자, 제9인자 등)의 경우에는 치료제로 사용되는 등 여러 질병 치료·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아주대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공학(protein engineering)과 바이오컨쥬게이션(bioconjugation) 기술을 이용, 검출하기 위해 프로테아제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또 연구팀은 특정 프로테아제가 존재할 때 센서에서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이 방출되도록 함으로써 임신진단키트를 통해 측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즉 시료와 센서를 혼합한 용액을 임신진단키트로 분석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타깃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임신진단키트는 제작이 쉽고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소비자가 일상에서 쉽게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
아주대 연구팀 센서는 프로테아제 종류에 따라서 센서 물질을 쉽게 제조할 수 있도록 고안·설계됐다. 연구팀은 여러 프로테아제 가운데 대표적인 세 종류의 프로테아제(MMP-2, thrombin, caspase-3)에 대한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유태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센서 물질과 임신진단키트는 간단한 공정만으로 제조할 수 있다”며 “향후 프로테아제 진단키트의 개발로 이어져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관리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임신진단키트를 이용한 프로테아제 활성 측정 방법 개발'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센서 분석 화학 분야의 최상위 저널인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9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