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산업 각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개발자를 직장인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직업으로 만들었다.
개발자는 높은 업무 강도로 잘 알려진 직업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는 개발 업무 특성상 작업량이 과도하게 몰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야근과 밤샘이 잦아 신체·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이는 결국 무기력함을 키워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을 잃게 되는 '번아웃(burnout) 증후군'까지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발표한 '2022년 개발자 생태계 현황'에 따르면 개발자의 73%가 개발 업무로 인해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으로 정의하고 질병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일상에서도 '번아웃 왔다'며 편하게 언급될 만큼 직장생활 중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라 여기며 번아웃을 방치한다면 극심한 무기력감과 함께 기억력 감퇴,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하면 요통과 관절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평소 자신의 업무 환경을 돌아보고 건강 상태를 돌봐야 하는 이유다.
한의학에서 번아웃 증후군은 '허로(虛勞)'의 한 종류로 본다.
허로는 '허(虛)하여 피로하다'는 의미로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의 정기와 기혈이 허약해지는 증상이다. 식은땀과 함께 입맛이 없고 허리와 등, 옆구리 등 온몸이 아프며 기침과 가래가 생기기도 한다.
허로 증상에는 산삼약침, 자하거약침 등 약침 치료로 누적된 피로를 풀어 체력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치료가 이뤄진다. 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침 치료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사향, 녹용 등을 배합한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피로와 스트레스 억제에 효과적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치료와 함께 예방도 중요하다. 예년보다 긴 이번 추석 연휴가 개발 업무로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다. 연휴를 활용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여행과 운동, 취미 활동으로 자신만의 자유시간을 갖도록 하자. 규칙적인 운동은 피로 해소와 더불어 체력 강화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단,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으로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지인을 만나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행동은 오히려 피로를 쌓이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일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얻는 것은 직업인으로서 최고의 미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일에 매몰된 생활을 하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고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노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