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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송출수수료 협상이 파국을 맞이했다. 현대홈쇼핑이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에도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국에서 KT스카이라이프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내달 20일부터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송출중단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이날부터 하루 다섯차례씩 방송 중단 예정이라는 내용의 자막을 고지할 예정이다.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제8조 2항에 따라 홈쇼핑사들은 방송 중단 예정일 1개월 전부터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문자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별도의 방송물을 편성해 TV홈쇼핑 라이브 방송에서 전체 플랫폼을 대상으로 '방송중단 고지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유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송출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매출이 떨어진 만큼 수수료도 인하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올 1분기에는 52%, 2분기에는 70% 급감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송출수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유료방송은 홈쇼핑과 유료방송 플랫폼이 유통 구조상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관계로, 홈쇼핑에 대한 일방적 송출수수료 인하는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홈쇼핑 사업자는 그동안 신규 홈쇼핑사업자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익을 누려왔다. 유료방송은 특정 산업에 대한 수수료 인하가 방송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수수료 인하는 유료방송 업계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일반 채널 콘텐츠 비용으로 지급하는 재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것이다. 특히 위성방송은 국민의 기본적이고 보편적 시청권 보장이 가능한 유일한 방송 수단으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다. 블랙아웃이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플랫폼을 굴복시키겠다는 압박 방송을 자행하고 있다”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신의성실에 입각해 협의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