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선불충전 약관 일제 업데이트...환불 등에서 이용자보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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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주요 간편결제 업체들이 선불충전 정책을 일제히 강화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1년여 앞두고 선제 적용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토스, 페이코 등은 최근 선불충전 관련 약관을 개편했다. 각 사별로 구체적 내용은 다르지만 △선불충전 신탁 내용을 신설하거나 △환불 범위를 넓히고 △유효기간 만료시 통지 내용을 추가하는 등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인 것이 골자다. 각 사별로 10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토스는 △회원 선불충전금 전부를 신탁해 안전자산으로 운용하고 △환급사항이 발생시 수수료 없이, 유효기간이 지나더라도 환불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약관에 추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유효기간이 도래하기 30일 전 통지를 포함해 3회 이상 이용자에게 환급 방법 등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을 더했다. 페이코는 △전액 환불사유에 회원이 잔액 환급을 신청한 경우'를 따로 기재하는 등 항목을 분리해 기재하고 △ 선불충전금 안전자산 운영 관련 내용을 구체화 하는 등 손을 봤다.

이들 업체들이 선불충전금 관련 약관에서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인 것은 지난 달 국회를 통과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주요업체들은 이미 개정안에 준하는 이용자 보호 조치를 시행 중이었지만 이번 약관 개정을 통해 내용을 더 추가하고 촘촘하게 바꿨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페이코에 쌓인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7000억원에 육박한다. 쿠팡 등 유통업체에 쌓인 충전금 규모까지 합치면 9000억원을 넘어섰다.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주요 간편결제 업체들은 이미 고객 유상 선불충전금액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보증에 가입해 보호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이번 법 개정이 소비자 선불충전금 관련 권리 보호에 대해 확실히 명문화했다는데 의의가 있고, 간편결제 업체를 포함한 업계 신뢰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021년 발생한 일명 '머지포인트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법·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당시 머지포인트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적자 누적 상태에서 할인판매 등으로 선불충전금 규모를 늘리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자금을 운영하다 대규모 환불 요청 사태를 맞았다. 현행법 허점을 이용해 편의점, 대형마트 결제를 일방적으로 막아 포인트 사용처를 대폭 줄이는 등 사실상 선불충전금을 휴지조작으로 만들며 검찰 추산 2500억원 피해를 일으켰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전금법 개정안은 △선불업 감독 대상을 확대하고 △선불업자는 선불충전금 50% 이상을 신탁, 예치 또는 지급보증보험의 방식으로 별도 관리해야 하며 △가맹점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축소하거나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 선불충전금 잔액 전부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포함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내년 9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