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15〉데이터 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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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HS애드 DX실장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과 같은 콘텐츠를 생성한다. 그런 AI의 데이터 분석 능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불순물도 늘어난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정보를 고르는 능력이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은 사고의 확장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양과 속도, 크기가 아니라 시각의 고도와 조망에 관한 것이다. 고도가 높을수록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다. 무리 속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바깥쪽을 보기 위해, 그 이상을 보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저장 매체의 발달 때문이다. 기술의 진보는 데이터 저장비용을 하락시켰다. 1GB 저장매체 가격이 1980년 348만달러가량이었다면 2000년 4달러, 2023년 5월 0.013달러까지 급락했다. 데이터 급증의 또 다른 원인은 연결성 증가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하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그리고 어디에선가 숨어있는 장치들까지 연결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 환경의 발전이 데이터를 급증시켰고, 분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기업활동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방법은 있다. 먼저, 우리의 관점을 바꾸면 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을 '몰랐던 것을 발견하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검증은 처음부터 아는 답을 확인하는 것이지만, 발견은 창의적으로 반복적 탐구 과정을 통해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두번째는 데이터를 통해 기업 활동 곳곳에 있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인간의 인지적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데이터 속 의미를 발견하는 것, 바로 데이터 기반의 문제해결 과정이다. 데이터 분석 기반의 예측이 그러하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분절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알면, 미래의 문을 열 수 있다.

세번째는 기업 어디에나 존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 방법 중 하나는 센서 기술로 실물 움직임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포착하고 관리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기업운영의 가치 사슬에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업무 흐름을 찾고, 프로세스를 재설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생성 AI는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일조 할 수 있다.

네번째는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에 객관적 시각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면 결정해야 할 사안이 많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객관적으로 관찰된 데이터가 있다면 의사결정자의 편견과 맹점을 극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경험에서 비롯된 직관은 매우 중요하지만 때로는 직관이 합리적 의사결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의사결정자의 직관을 데이터 분석으로 보완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궁극적 목표는 이전에 간과하거나 보지 못했던 가변적이고 숨겨진 고객의 가치를 포착하거나 새롭게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옥석을 가릴 수만 있다면 데이터는 확실히 기업, 브랜드의 시야를 현재의 범위에서 한층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