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김이환) 교원과 학생들이 친환경적 방법으로 자연 물질에 새 기능을 부여해 신개념 점착제, 중금속 제거제로 활용 가능한 물질 개발 연구성과를 도출했다.
UST-한국화학연구원(KRICT·원장 이영국) 스쿨(UST-KRICT 스쿨)의 정해민 화학소재 및 공정 전공 박사과정생과 이현호 통합과정생이 각각 1저자, 신지훈 지도교수와 박세흠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이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 엔지니어링 저널 3월호와 나노스케일 6월호에 각각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고무 탄성과 플라스틱의 가소성(외부 힘에 변형돼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성질)을 동시에 지녀 자동차, 가전제품, 신발 등 부품으로 쓰이는 '열가소성 탄성체(TPE)'는 대부분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다. 비친환경적인 첨가제 사용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자연유래 물질들을 친환경적으로 합성한 뒤 분자량만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고성능 점착제, 슈퍼엘라스토머로 활용 가능한 물질을 탄생시켰다.
식물유에서 얻은 연질 물질과 나무 목질부에서 얻은 경질 물질을 적용해 새로운 TPE를 만든 뒤, 분자량만 조절해 기존 포스트잇보다 높은 점착력을 지닌 점착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재 상용화된 TPE보다 30배 높은 탄성율을 지닌 '슈퍼엘라스토머'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상용화 TPE와 달리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물질로, 향후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해민 박사과정생은 “기존 석유화학제품이나 화석연료 사용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유용한 탄성체 대체물질 후보를 만든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구 환경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신물질 및 기술 개발로 인류에 기여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갑각류 외골격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고분자 '키틴'에 친환경 공정을 적용해 고효율 중금속 및 염료 흡착제 개발로 응용할 수 있는 성과도 배출됐다.
키틴 나노 결정체는 수질오염원 중 양이온을 띄는 중금속이나 염료 흡착제로 응용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산 가수분해 등 화학적 방법은 결정체 추출 시 환경오염 유발 및 낮은 수율 문제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정제 키틴 분말에 전자빔을 조사한 뒤 고압 균질화 처리를 거쳐 물에 분산된 키틴 나노 결정체 현탁액을 제조했다.
또 중금속과 염료를 흡착하는 자립형 하이드로겔의 성격을 띄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동시에 높은 결정체 추출 수율을 나타내는 방법임을 입증했다.
이현호 통합과정생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 수율이 높은 키틴 나노 결정체를 제조하는 새로운 기술”이라며 “자연유래 물질을 유해하지 않은 신개념 방법으로 환경보전 물질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상용화까지 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 세계 수준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훈 지도교수는 “이 분야 우수 차세대 연구자로 성장하는 제자들과 향후 더 높은 세계 수준 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