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복수의결권 운영의 묘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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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의 세부 사항을 담은 벤처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수의결권은 주주총회 때 경영진 의결권을 복수로 인정하는 제도다. 오는 11월 7일부터 대규모 투자로 창업주 의결권이 약화된 비상장 벤처기업은 주주 동의를 얻어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려면 창업 이후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야 하고, 마지막 투자는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정해졌다. 이는 제도 추진 단계에서 문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은 내용이다.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투자 단계는 흔히 시리즈A, B, C 등으로 나뉜다. 초기 시리즈A 단계 투자금액은 20억~50억원이 평균적이다. 시리즈B에 들어가야 50억~100억원대 투자를 받는다. 시리즈B 단계에 들어가면 투자사가 10개가량이 된다. 일률적 금액 기준을 세움으로써 일각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식 발행을 위해서는 또 하나의 관문이 있다. 정기총회에서 특별결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3 이상 주주가 찬성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의결권이 희석되는 마당에 이들의 찬성표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제도를 실행하면서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복수의결권 제도가 시행 자체가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유니콘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에 경영권 방어장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부도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혁신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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