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우주정책 전반을 이끌 우주항공청을 놓고 연구현장 이견이 계속되면서 연내 개청까지 험로가 이어지고 있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 통과 과정의 정부 여야 대립에 이어 연구현장 반발까지 더해짐에 따라 이달 중 쟁점 협의 가능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내놓은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방향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격상되고, 국가우주위원회의 사무국 기능을 수행하는 과기정통부 산하 청 단위 조직이다.
청장과 차장, 본부장을 두고 발사체, 우주과학·탐사, 인공위성, 첨단항공, 우주항공정책, 우주항공 비즈니스 , 우주항공 국제협력 등으로 내부 조직이 구분된다.
임무 유사 등을 이유로 우주항공청 흡수 가능성이 제기됐던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기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을 유지하되 우주항공청 임무센터로 지정해 국가 임무를 수행하는 유기적 형태를 갖춘다.
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 연구관리 전문기관, 출연연 등에서 수행 중인 다양한 업무와 사업을 우주항공청에 이관하고 우주항공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R&D), 기술확보를 주도하는 조직으로 우주항공청을 운영할 계획이다.
반면 연구현장은 이러한 기본 방향으로는 우주항공청이 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조직 수준에 그칠뿐 임무 중심 조직으로서 정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통해 과기정통부의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방안 폐기를 촉구한 바 있다.
과기노조는 대통령실 산하 우주 전담부처로 '국가우주원'을 설치하고 과기정통부·국방부·국정원·외교부의 우주 및 우주 외교, 위성정보 관련 조직 등을 산하로 이관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 산업·안보·외교·개발·탐사·연구 영역까지 확대된 우주정책 범위를 이러한 조직구성으로 중앙집중화하고 정책 통합성과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가우주원 산하로 이관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정책집행 기관들을 종합한 우주개발총괄기구를 구성해 우주정책 집행과 결정 단위 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정부의 우주항공청 기본 방향에 대한 연구현장 반발 속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히 통과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구성한 우주항공청 안건조정위원회 또한 위원장 선임을 두고 대치가 시작되면서 파행을 거듭,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여야 합의가 완료되면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이달 중에도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지만, 연구현장 반발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대치가 반복된다면 특별법은 최대 90일 동안 안건조정위원회에 잡혀 있을 전망이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