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신약개발 임상시험에 AI 기술 적용 성공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됐다. 국내 연구진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기술을 임상 시험단계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은 김상욱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박민혁 씨 연구팀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임상시험 전 약물의 성공 가능성과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찾아내고, 약물 승인여부를 미리 추측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최근 의학저널 '더 란셋' 자매지인 '이바이오메디슨'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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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해 임상시험 전 약물 성공가능성과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한 김상욱 포스텍 교수.

임상시험 전 단계까지는 동물이나 세포주를 모델로 실험이 진행된다. 이러한 모델들과 사람의 체내에서 약물 표적 유전자의 역할과 발현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이나 독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험 결과와 달리 실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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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과정 비교 그림. 왼쪽은 기존 방식이며, 오른쪽은 인공지능 학습을 통한 약물 승인 가능성 예측 이미지.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모델과 사람에서 나타나는 약물 유전자 표현형 차이'에 주목했다. 약물 유전자 표현형은 약물 유전자가 발현되는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거친 약물 2500여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표현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의 유전자 표현형이 모델과 사람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실제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에서 약물 승인 여부를 예측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는 약물의 화학적 정보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모델과 사람 간 유전적인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연구팀은 화학적 접근 방식과 유전자 중심 접근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게 약물의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김상욱 교수는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약물의 승인 가능성을 예측해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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