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OLED는 가라”…아주대, 유연한 새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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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

한·미 공동 연구팀이 카멜레온의 피부와 같이 다채롭게 변화하는 유연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주대는 하종현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샘 터픽 교수 연구팀이 참여해 자유자재로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데다, 유연하며 에너지 효율도 높아 대형 디스플레이에 활용 가능한 패널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발광 다이오드(LED)와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색상 표현과 빠른 응답 속도를 통해 고품질 시청 경험을 제공하지만, 대체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기존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강하고 고정된 형태를 가지고 있고, 기기가 유연하게 변형되거나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어렵다.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나 소프트 로봇과 같이 유연한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기술 분야에서 큰 장애로 작용해왔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유연한 고분자(Polymer)로 만들어진 얇고 유연한 판 형태 구조와 미세 유체를 이용해 물리적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연구했다. 연구를 통해 지느러미와 같은 핀 구조와 액체 방울 사이에서 생기는 유체-고체 간 상호작용의 역학을 파악해 신개념의 유연한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 시스템을 활용하면 핀 구조의 색상과 물성치에 따라 디스플레이가 출력하는 이미지 색상과 패턴을 바꿀 수 있다.

기존의 시스템에 비해서도 현저히 적은 에너지로 사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의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응용하면 옥외 전광판이나 야외 경기장에 사용되는 대형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다.

통상 대형 디스플레이는 화면 크기 및 밝기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미세유체 기반의 반사형 디스플레이 패널은 빛을 발생시키는 소자를 사용하지 않기에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시스템은 또 사람이 볼 수 있는 신호와 적외선 카메라로만 볼 수 있는 신호를 동시에 보낼 수 있다. 적외선 카메라로만 볼 수 있는 신호를 사용해 국방 빛 보안 분야에 적용할 수 있고, 광고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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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일리노이주립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 디스플레이를 이루는 단일 픽셀의 메커니즘이다. 액체를 천천히 배수하면 핀 구조가 왼쪽 방향으로 변형되고, 빠르게 배수하면 오른쪽 방향으로 변형된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후속으로 디스플레이 및 픽셀 소형화와 멀티픽셀 액체 공급을 위한 통합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하종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화면에서 여러 종류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미디어 기술과 다른 패러다임이 적용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였다.

이번 연구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다중형태 질감 변형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라는 논문으로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6월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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