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보고서 공개 목전…與 “괴담 정치 그만”vs 野 “IAEA 로비 의혹”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계획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여야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모두 각당 의원들에게 '국회 대기령'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것은 물론, 국민의힘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집 회동을, 더불어민주당은 IAEA의 검증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맞섰다.

3일 정가에 따르면 IAEA 사무총장의 방일에 맞춰 이르면 4일 IAEA가 일본 정부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면서 여야는 각 당 의원들에게 '국회 대기령'까지 내리며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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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우병 괴담, 천안함 자폭 괴담, 사드 괴담처럼 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먹거리 공포의 주술을 외우며 국민의 불안과 사회 갈등을 키우고 있다”면서 “정치적 이득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온갖 괴담을 생산·유포한 민주당은 IAEA가 어떠한 결론을 내든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아니면 무조건 반대할 태세”라며 “보편적 국제 기준과 규범을 따르지 않고,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변두리 불량 국가의 야당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IAEA 검증보고서가 나오면 국회에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국민들이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힘은 지도부에 이어 상임위별로 노량진 수산시장과 강서공판장 등을 방문해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이날 오후 후속대책 당정회의를 열고, 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확인하더라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기간 제한 없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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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은 IAEA의 검증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에서 “IAEA 보고서는 과학적 보고서보다는 정치적 보고서 우려가 크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방류에 사실상 찬성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과연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에 승소한 이유는 '장소의 위험성'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인데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게 되면 과연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 금지할 명분을 지킬 수 있을지 묻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국민 서명운동과 장외집회에 이어 단식 투쟁, 원정 투쟁까지 나서며 전방위적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오는 10~12일 안민석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방일 해양 투기 저지 의원단'이 일본을 방문,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알리는데 주력한다.

또 여야가 합의한 '오염수 청문회'도 불발된 상황인 만큼, 민주당은 정의당과 국회 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의원모임을 결성하는 등 야당 단합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결의안 등을 강행 처리한 야당을 향해 '마약에 도취된 것 같다'고 비난한 발언과 관련,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