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제 개편 위한 ‘2+2 협의체’ 발족…김진표 “이제는 결단 내려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제 개편을 협의하는 '2+2 협의체'를 발족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선거법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7월 중순'까지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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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 발족식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김 의장,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3일 국회의장실에서 2+2 협의체 발족식을 갖고 선거제 개편을 조속히 결론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의장은 “내년 4월 총선을 헌법·선거법 정신에 맞춰서 치르려면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선거법 협상이 마무리되고, 그걸 토대로 정개특위·선관위가 선거구 획정 작업을 8월 말까지 끝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올해는 적어도 (예년보다) 4~5개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년과는 달리 각 당 지도부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쳤으니까 이제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여야에 선거제 개편 진척을 위한 보안에도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언론이 과장해서 보도하니 상대 당에서 큰 반발을 일으켜 협상이 깨지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만큼은 여야 지도부가 결의해서 협상 진행되는 동안에는 각 당 지도부가 보안을 지키고 최종 결과 나왔을 때 자세히 언론에 알리기로 하자”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구 획정이 법상 선거일 1년 전에 이뤄져야 함에도 선거제조차도 확정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과감한 결단과 서로 비판 없이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상대방을 기만하지 않고 백년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 불신을 깨기 위해 특히 선거제 관해서 좀 더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역 뿐만 아니라 다음 선거 준비하는 원외 정치 지망생들이 공정한 위치에서 하도록 정기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장이 제시한 일정대로 선거제 개편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송기헌 수석은 이날 비공개 협의가 끝난 뒤 '실제로 7~8월 내 선거제 개편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때까지 했으면 좋겠다는 당위의 말씀만 드린 것 뿐”이라며 “협의해봐야 안다”고 답했다. 이 수석도 “구체적 시기는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의원모임과의 간담회에 참여했다. 초당적 의원모임에서는 이 대표에게 지지부진한 이 상황에서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잘못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 이 대표에게 빨리 논의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더 나은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한 협상은 물론 위성정당을 방지할 수 있는 방지법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토론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대표는 “대표성·다양성이 보장되고 국민 주권 의지가 관철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정치제도”라며 “선거제도가 일종의 게임 룰이어서 누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나 노력을 계속한다면 국민 뜻에 맞는 합리적인 정치제도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제 개혁에 힘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현재 선거제 개편에 대해 사실상 '소선거구제 유지'와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등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소선거구제에 권역별 비례를 확대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는) 민주당의 안”이라며 “사표를 방지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선거제도를 위해서는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 이 부분이 최대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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