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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는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촉발한 AI 기술 경쟁으로 세계가 들썩였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검색 등 자사 서비스에 챗GPT를 적극 도입하자 경쟁사 구글도 '바드'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움직임이 빨라졌다.

우리나라도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이통사와 주요 제조사가 글로벌 기업에 대항하는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우리나라 기업이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간 협업과 정보 공유, 정책 제언 등을 위해 업계 중심 협의체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국내 AI와 소프트웨어(SW) 기업을 대표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중심이 돼 협의회를 꾸렸다.

100개가 넘는 국내 AI 기업이 협의회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협의회는 빠른 시간내 구성됐다. 29일 정식 협의회 출범식을 통해 향후 업계를 대표하는 협의회로써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챗GPT가 불러온 초거대AI 열풍…세계가 주목

초거대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차세대 AI를 의미한다. 사람 수준의 언어·시각 능력을 토대로 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다. 흔히 글·그림·음악 등을 만드는 '생성형 AI'로 불린다.

초거대 AI는 최근 기술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우리나라 주요 기업도 초거대AI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매진했다.

초거대 AI가 주목받은 것은 올 초 오픈AI의 '챗GPT'에 세계가 열광하면서부터다. 챗GPT는 그동안 기업이나 전문가 영역에서만 활용되던 AI가 일상 속 누구나 사용 가능한 AI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챗GPT와 같은 AI는 PC·인터넷 만큼 중대한 발명으로 세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韓 AI 기술은 이제 시작…지금 전력질주해야

우리나라는 2016년 '알파고 충격' 이후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등을 이어왔다. 덕분에 과거에 비해 AI 경쟁력이 많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 비해 AI 수준은 뒤처진다. 미국 AI 기술 수준에 비해 90%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술 경쟁력 확보는 여전한 숙제다.

특히 챗GPT 출현 후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이에 대해 지금이라고 적극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대표적으로 초거대 AI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데이터 등 환경 마련이 필수다.

챗GPT도 막대한 운영 비용을 지출 중이다. 하루에 70만 달러(9억 2000만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비용도 만만치 않다. 레딧, 트위터 등은 API 유료화를 선언했다. 자사 데이터가 AI 핵심 기술인 초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무단 이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이들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면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국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초거대 AI 개발과 활용이 필수지만 이처럼 해결해야할 여러현안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 필요성이 올 초부터 지속 제기됐다. 초거대 개발을 위한 인프라 지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AI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태계 활성화도 필요하다. 정부의 AI 활용 디지털 산업육성 방안 등 정부 지원도 뒷받침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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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추진협의회 운영 방향

◇초거대AI추진협의회, AI 산업 현안 해소에 앞장

이 같은 여러 목적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에 '초거대AI협의회'가 정식 출범했다.

협의회는 초거대 AI 산업 현안을 해소하고 산업 진흥을 촉진해 디지털 강국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초거대 AI 개발을 위한 기반 강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프라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GPU 확충(GPU팜) 방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국산화와 비용 절감 방안도 논의한다. 데이터는 고품질 학습·평가 데이터 확보 방안을 고민한다. '확보-학습-평가-고도화' 관리 체계를 회원사가 함께 구축한다.

AI를 활용한 응용서비스를 만드는데 회원사가 함께 힘을 모은다. 글로벌 관점에서 의미 있는 서비스 사례를 확보하고 산업 도메인별 혁신 서비스를 발굴한다. 비즈니스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국민 AI 인식 홍보·캠페인도 진행한다.

정부소통과 제도·규제개선 활동도 강화한다. AI기반 서비스 시장 선점 방안이나 특화 서비스 발굴을 위한 정책과 규제 개선 건의 등 공론화 과정을 지속한다. 초거대 AI 산업 업계 의견도 수시로 정부·정치권 등에 전달한다.

협의회는 △초거대 AI △통신 △IT서비스 △AI 스타트업·강소 △솔루션 등 5개 분야 주요 기업 105개사가 함께 한다. LG AI연구원과 네이버클라우드가 공동 협의회장사를 맡는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AI 경쟁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많은 기업이 함께 뜻을 모으기로 한 만큼 값진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 AI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는 AI 기업이 다수 나올 수 있도록 협회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