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발·법 개정 지지부진에도...강석훈 산은 회장 “부산 이전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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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시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다만 노사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고, 국회 정무위에서도 산은법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강 회장은 20일 서울시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본점 이전 과정에서 산은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목적을 뒷받침하는 것도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본사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내건 공약이자 정부 국정과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노조 반발과 관련 법 개정이 지지부진하며 평행선이다. 산업은행 직원은 지난해에만 97명이 퇴사했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37명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는 임직원 여론 수렴과 외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위해 ‘이전 타당성 TF’를 노사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관련 법 개정도 국회 정무위 내 야당 의원들이 산은법 개정에 줄곧 우려를 표시하고 있어 공회전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산은법이 필수로 개정돼야 한다. 산은법 제 4조는 ‘산은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산은법 개정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산은 내부 직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이전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정을 논의하는 것이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회장은 ‘한국형 테마섹’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부펀드다. 전 세계 주요 회사 지분을 사들이며 고수익을 내 국가 미래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강 회장은 “국가 전략 사업에 꼭 필요한 해외 기업에 직접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산업은행, KIC한국투자공사, 국민연금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형 테마섹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데 있어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성사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니아나항공 기업결합과 관련해서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다. 강 회장은 “무산될 경우의 플랜B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금년 3분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HMM 지분매각은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도 내봤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