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신선한 변화 바람이 분다. 그동안 불모지 취급을 받던 사이언스픽션(SF) 세계관을 접목하거나 고품질 3D 카툰 렌더링으로 시각적 차별화를 노리는 신작이 속속 출시된다. 여전히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MMORPG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리니지 라이크’에서 벗어난 참신함으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게임즈가 3분기 국내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인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는 SF적 요소가 돋보이는 미래 세계관이 배경인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웠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로봇을 연상시키는 ‘슈트’를 실시간으로 교체해가며 진행하는 논타겟팅 방식 전략적 전투가 특징이다.
다크어벤저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반승철 대표가 설립한 세컨드다이브에서 다년간 액션 RPG 노하우를 집결해 개발 중이다. 매출 상위권을 지키는 기존 대형 MMORPG의 공통 분모인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목표다. 자동 전투보다는 직접 조작에서 느껴지는 ‘손맛’을 즐길 수 있도록 스킬과 슈트 교체 등 전략적 요소를 마련했다.
아레스는 올해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하는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시장 진출 타이틀 중 하나로도 손꼽힌다. SF 세계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서구권 이용자를 상대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지식재산(IP)이라는 분석이다. 오딘과 아키에이지 워 등을 서비스하며 쌓은 MMORPG 성공 노하우에 SF 세계관 기반 IP를 접목, 신규 수요자 창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스홀딩스가 27일 정식 출시하는 ‘제노니아’ 역시 최근의 주류 MMORPG와는 다소 색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제노니아 시리즈 IP를 MMORPG로 재해석, 원작 스토리가 지닌 감동을 최대한 살리는데 집중했다.
실사형 그래픽이 아닌 고품질 3D 카툰 렌더링으로 구현한 비주얼도 차별화 요소다. 제노니아 원작 감성을 바라는 기존 팬과 새롭게 유입되는 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비주얼 완성에 공을 들였다. 방대한 세계관과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150개 이상 컷신도 관전 요소다.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가 장르를 다변화하고 콘솔·PC 분야에서 도전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MMORPG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차세대 MMORPG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