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1g, 1분, 1℃를 둘러싼 디저트의 예술…‘더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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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저트’ 포스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더 디저트’는 자신의 디저트 브랜드 론칭 지원금을 걸고 열 명의 디저트 셰프들이 9박 10일간 합숙을 하며 벌이는 국내 최초 디저트 서바이벌 리얼리티다. 60cm 높이의 초대형 크로캉부슈부터 된장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라이스 푸딩, 핫도그 모양의 무스케이크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은 드넓은 디저트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실력을 겨룬다.

디저트 과학은 재료 준비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는 정확한 계량과 재료 배합, 온도 설정이 필수적이다. 재료를 사용하는 순서는 물론 믹스하는 방법도 설계한 그대로 들어맞아야 한다. 그래야 재료의 화학적, 물리적 반응을 예측한 범위 내에서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밀가루나 설탕은 입자 굵기나 수분감 등에 차이가 있어 그대로 사용하면 다른 재료와 섞이기 어렵다. 준비 과정에서 채를 쳐 입자를 곱게 만들면 재료 혼합도 잘되는 데다 사이사이 공기가 들어가 더 부드러워진다. 또 만들려는 메뉴에 따라 온도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휴지 시간을 둬야 필요한 되기를 맞출 수 있다.

‘더 디저트’에 자주 등장했던 슈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슈는 물과 버터를 함께 끓이는 순간부터 반죽을 냄비에서 호화시키는 동안 증발되는 수분, 그리고 반죽 온도에 따라 마지막에 달걀이 들어가는 시점과 이후 준비가 달라진다. 반죽이 뜨거운 상태에서 달걀을 넣을 경우 반죽과 섞이지 않고 그대로 응고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 가급적 빠르게 휘저어 줘야 한다.

‘더 디저트’에서 주로 다루는 ‘제과’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넓고 무궁무진하다. 보다 정확한 분류를 위해서는 우선 ‘제빵’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제빵과 제과를 구분하는 기준에는 밀가루 종류, 가공 형태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스트 사용 여부다. 제과는 이스트가 아닌 계란 흰자와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한다. 여기에 밀가루, 소금, 설탕, 버터 등을 섞어 만든 묽은 반죽으로 케이크와 마들렌, 슈 등을 만든다. 반면 제빵은 오직 이스트와 밀가루, 물, 소금, 설탕 등을 이용해 발효 과정을 거치며 이를 통해 바게트, 식빵 등이 탄생하게 된다.

반죽과 팽창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제과에 해당하는 과자는 각각의 재료를 한 덩어리로 만든 후 성형(팬닝)해서 굽는다. 박력분을 사용하고, 글루텐 생성을 가능한 억제하는 반죽을 쓴다.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기본 재료도 다양하다. 이어 베이킹파우더 등을 활용해 화학적으로 팽창시킨 다음 쿠키나 머핀을 만들거나, 믹싱 과정 중 반죽 송 공기를 형성시켜 머랭을 완성하는 등 수분, 공기, 유지 세 가지 매개체를 이용해 팽창한다. 이 과정에서 설탕은 윤활작용을 한다. 이와 달리 제빵을 통해 만드는 빵은 강력분을 사용하고, 글루텐이 생성되는 반죽을 만든다. 이스트를 이용해 생물학적 발효 과정을 거쳐 팽창하며, 이 과정에서 설탕은 이스트 먹이로 작용한다.

반죽과 성형을 마치면 이를 오븐에 구워 디저트를 완성한다. 오븐 안쪽 조리공간 위아래 히터와 가열선이 만들어내는 열기로 반죽을 익히는 원리다. 한 번 오븐에 들어가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온도와 시간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더 디저트’ 참가자들이 반죽을 만들고, 크림을 준비하는 틈틈이 오븐 앞으로 달려가 점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양각색 비주얼의 디저트 향연과 이를 둘러싼 치열한 서바이벌로 신선함을 선사한 ‘더 디저트’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