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컴은 지난 2019년 강남구 선릉로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이다. 건물 옥상에 서면 조선 9대 임금 성종과 11대 임금 경종이 묻힌 선정릉이 바라보인다. 옥상에는 작은 바가 마련돼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점심과 저녁 무렵 개방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지하에도 회의와 식사, 휴식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됐다. 일과 휴식을 조화할 수 있는 셈이다. 선릉 사옥에서 신정일 지엠컴 대표를 만났다.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엠컴은 한 때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기획사로 유명했다. 그만큼 열정적인 사람이 모인 곳이다. 그런 임직원이 있었기에 클라이언트들이 믿음을 갖고 일을 맡긴 것 같다. 대신 워라밸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았다.
-창업 계기는.
▲2000년에 법인으로 만들면서 시작됐다. 1993년 7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프로모션 마케팅 업무를 했다. 그러면서 1999년 여러 곳에서 이직 제안을 받았다. 정보기술(IT) 산업 태동기로 마케팅 수요가 들불처럼 번지던 때다. 스톡옵션을 받는 조건으로 한국이동통신(KTF)으로 자리를 옮겼고, 상장을 앞둔 시기였다. 주식 6000주를 받기로 했는데 행사할 경우 18억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강남아파트 5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그해 1월이전 입사자에게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18억원이 날아갔다는 허탈감이 밀려왔고 그만두고 창업하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엠컴이다.
-업력 23년차다. 비전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물론 고객사 전시와 행사 기획을 할 때는 여전히 지엠컴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대신 일이 끝나면 성취감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지엠컴이 인력 충원에 나선 것도 직원의 만족을 높이자는 차원이다. 열정을 꺼지지 않지만 불을 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업무를 배분하자는 취지다.
-BTL 사업도 흐름이 바뀌는데 대응은.
▲지엠컴은 100% 오프라인 기획·전시 이벤트 회사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점점 더 영상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영상도 예전에는 4대 3, 16대 9 등 비율이 다였는데 지금은 20 대 6 등 와이드 영상을 요구한다. 그만큼 영상 수요가 늘었다. 지금 영상팀이 4명이고 그밖에 일은 외주로 운영한다. 최근 트렌드에 대비해 영상을 포함한 시각특수효과(VFX)로 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를 지엠컴에 접목할까 한다.
-성장을 위해 어떤 계획이 있나.
▲질적 성장을 위해 트렌드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유기적인 조직으로 바꾸고 있다. 그래서 현재 세 개 사업부 체제로 운영하며 권한과 책임을 사업부서에 일임했다. 수익의 35%를 사업부에 돌려주고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려고 한다. 인력을 뽑는 것도 사업부 별로 선발하게 할 계획이다. 자신이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회사, 그래서 사업부 자체가 전체적인 미래까지 구상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 시도를 올해 처음 시작한다.
-지엠컴의 인재상은.
▲지능지수(IQ)가 높은 사람보다 감성지수(EQ)가 뛰어난 사람이 지엠컴에 적합한 것 같다. 클라이언트인 기업 고객 요구와 시대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는 정보수집과 해석능력은 물론 대인관계가 원활한 EQ지수가 필요하다. 또 고객사가 해외로 시장을 넓히거나 해외 고객 요청이 늘어나는 터라 어학을 잘 하는 사람이 더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글로벌을 목표로 계속 나가면서 계속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