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간 번호이동 역대 최대…‘0원 요금제’에 환승족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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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시민들이 알뜰폰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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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알뜰폰(MVNO) 사업자간 번호이동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알뜰폰 시장 내에서 더 좋은 혜택을 주는 업체를 찾아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특히 올해 들어 ‘0원 요금제’가 범람하면서 무료 프로모션이 끝나는 시점에 다른 요금제로 갈아타는 ‘환승족’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총 52만6909건으로 작년 동월대비 84.6% 증가했다. 특히 알뜰폰 간 이동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8% 늘어난 17만4253건에 달했다. 이는 2004년 알뜰폰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저렴한 알뜰폰 프로모션을 찾아 옮겨다니는 환승족이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셈이다.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경우(11만7513명)보다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가 더 많았다. 알뜰폰 내 가입자 이동은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다. 2월 10만건을 돌파한 후 3월 11만7365건, 4월 15만633건, 5월에는 17만4253건까지 늘었다.

이는 ‘0원 요금제’ 출시와 궤를 같이 한다. 이동통신사는 자사망 임대 알뜰폰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정책지원금(보조금)을 대폭 늘렸다. 무약정 ‘0원 요금제’가 속출하면서 6~7개월간 무료 혜택을 누린 후 다른 알뜰폰 통신사 요금제로 옮기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급제 단말기와 알뜰폰 요금 결합은 약정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면서 “점유율 유지를 위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간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알뜰폰으로 이동가입 순증 수가 크게 늘었지만 가입자 방어를 위한 출혈경쟁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미끼상품인 0원 요금제 자체가 이통사 보조금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통사도 6월부터 청년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고 전용 혜택을 강화하는 등 알뜰폰 시장에 맞불을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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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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