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이을 차세대발사체…2032년까지 2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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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마무리되면서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이 올해 본격 추진된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발사체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과정에 참여하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참여, 실질적인 한국판 스페이스X 탄생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차세대발사체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을 통해 제시된 2032년 달 착륙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발사체다.

현재 반복 발사를 통해 고도화사업이 진행 중인 누리호는 1톤급 중형 위성 및 300㎏급 소형 위성 발사를 위한 중대형 발사체지만, 차세대발사체는 달 착륙선 등을 탑재하기 위한 대형 발사체로 활용 목적이 다르다. 탑재체 허용 중량이 누리호보다 큰 만큼 추력 등에서 약 3배 이상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원이 투입된다.

차세대발사체 1단부는 추력 100톤급 이상 엔진 5기가, 2단부는 추력 10톤급 이상 엔진 2기 형태로 개발된다. 스페이스X가 상용화에 성공한 재사용발사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재사용발사체 기반 기술(재점화, 추력 조절)이 탑재된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은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발사체 기술 가운데 가장 고난도 기술로 평가된다. 이 엔진을 5개로 묶어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다.

차세대발사체 첫 발사는 2030년이다. 1차 발사 때는 달 궤도투입 성능검증위성을 실어 발사되며, 이듬해인 2031년부터는 실제 달 착륙선 발사 임무를 곧바로 수행한다.

2차 발사에는 한국형 달 착륙선 예비모델(PFM)을, 2032년 3차 발사 때는 달 착륙선 최종 모델을 우주로 쏘아 올리게 된다.

지난해 1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현재 연구책임자 선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앞선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총 연구책임자와 같은 역할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지원자 7명이 한국연구재단 평가과정을 거치고 있다. 연구책임자 최종 선정은 6월 중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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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와 차세대발사체 성능 비교. 사진=과기정통부

무엇보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민간기업이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참여한다는 점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은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 발사 등 발사체 개발 및 운용 전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사업 완료 시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누리호 반복 발사에 참여하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비 더 높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은 오는 8월 선정이 유력하다. 선정 절차에 접어들면 지난 체계종합기업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간 경쟁 구도가 전망된다.

현재 체계종합기업 선정계획이 수립 중이지만, 실제 평가에선 앞선 체계종합기업 선정 여부에 대한 별도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누리호 체계종합기업 자리를 내준 KAI 역시 실질적인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수행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선정과정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뿐만 아니라 이를 고려한 주요 기업들도 대거 경쟁 구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발사체는 향후 심우주 탐사 임무 수행 등으로 누리호 대비 경제성이 예고된 만큼 쳬계종합기업 선정 과정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며 “민간 우주개발 활성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도 이번 체계종합기업 선정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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