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세이코엡손 대표 “친환경은 사회적 요구...한국 기업과 새 사업 협업”

“한국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고, 교육산업이 발달해 중요한 시장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 대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 글로벌 대표는 지난 23일 일본 나가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시장이 회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 개발과 함께 ‘페이퍼랩’ 같은 전략 사업도 한국에서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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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 글로벌 대표

오가와 대표는 “한국은 글로벌 추세에 맞춰 환경 의식이 높다”며 “특히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 관련 제품을 한국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것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이코엡손은 글로벌 매출 60% 이상을 프린터 사업에서 낸다. 문서 출력 과정에서 열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80% 이상 절감하는 ‘히트프리’ 기술을 사용한 친환경 제품이 강점이다.

친환경 프린터로 시장 구조 재편에 총력을 기울이는 세이코엡손에게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다. 오가와 대표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서울 대학로 인근 인쇄소를 직접 둘러보며 프린터 사업 기회를 살폈다.

오가와 대표는 “한국 기업과 교육 관련 제품을 함께 개발하는 한편 수준 높은 예술,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해 고객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한국 대기업과 협업해 신규 비즈니스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코엡손이 전사적으로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페이퍼랩’ 청사진도 제시했다. 페이퍼랩은 폐지를 넣으면 독자 ‘드라이 섬유 기술’을 활용해 새 종이로 만드는 친환경 종이재생장치다. 1분에 약 14만장의 종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 세이코엡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일본, 유럽 등 일부 국가에 판매했다. 한국에도 기존 제품의 성능과 가격 등을 개선해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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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엡손 본사 전경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세이코엡손은 2030년까지 ESG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히트프리, 페이퍼랩 등 친환경 기술 개발을 선도해 온 상황에서 제품·서비스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연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법인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도 눈앞에 뒀다.

장기 비전인 친환경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지만 단기 사업 실적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세이코엡손 글로벌 매출은 1조3300억엔(약 12조6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7% 성장했다. 원자재·물류비 압박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6.7%가량 늘었다. 한국 시장에서도 190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16%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가와 대표는 “친환경 노력은 당장 큰 이익을 보지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친환경 상품과 서비스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가노(일본)=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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