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美 증시 흔든 ‘펜타곤 대형 폭발’...AI가 만든 ‘가짜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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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영 매체 RT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짜 사진을 공유했다. 현재 해당 트윗은 지워진 상태. 사진=트위터 갈무리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근처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가짜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미 증시가 22일(현지시간) 오전 장중 한때 흔들렸다.

CNN 방송·CNBC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에 있는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과 닮은 건물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사진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사진은 러시아 관영 매체 RT 등에 리트윗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인도 TV 방송국 ‘리퍼블릭 TV’가 러시아 RT를 인용 보도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블룸버그 피드’라는 가짜 뉴스 계정이 해당 내용을 공유하면서 소문은 더욱 기정사실화됐다.

팔로워 160만명을 보유한 금융 뉴스 계정 ‘제로헤지’ 계정 등에도 이 소식이 공유되면서 미국 증시도 출렁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개장 직후 0.3% 정도 떨어졌다가 회복했으며,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의 가격은 반대로 잠시 상승했다.

논란이 커지자 관계 당국은 소문 진화에 나섰다. 한 국방부 대변인은 AFP에 “우리는 이것(폭발 이미지)이 오보임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오늘 공격받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인근 경찰서와 소방서까지 나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로 알려졌다.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인 하니 패리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건물의 창문은 펜타곤 실제 건물과 매우 다르다. AI로 사진을 합성할 경우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AI로 생성된 허위 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가짜 사진’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일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품 패딩을 입고 산책하는 ‘가짜 사진’이 나돌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